특히 도의원들의 '제 밥그릇 챙기기'가 매년 되풀이돼 의회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는 모습이다.
민주통합당 의원들이 등원을 결정하면서 의회 파행은 일단락될 것으로 보이지만, 한번 추락한 의원간 신뢰감은 쉽게 회복되지 않아 한동안 여진은 계속될 전망이다.
◇원구성 놓고 파행=도의회의 파행은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 때문에 일어났다. 선진통일당이 의장과 제1ㆍ2 부의장을 차지한 반면, 전반기 제2부의장을 맡았던 민주당은 후반기 의장단 선거에서 마땅한 후보마저 내지 못했다.
따라서 민주당에 상임위원장 두 자리를 배정하고, 선진당 두 자리, 새누리당 한 자리, 교육의원에 한자리를 주는 것으로 정리가 됐다.
그러나 문제는 민주당과 선진당의 생각이 달랐던 것.
민주당은 운영위원장과 농수산경제위원장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었으나, 선진당은 전반기 새누리당이 맡아왔던 농수산경제위원장 자리를 민주당에 줄 생각이 전혀 없었다. 때문에 지난 12일 치러진 상임위원장 선거에서 농경위원장에 새누리당 소속 이종현(당진2) 의원이 선출되자 민주당 의원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상임위원장 배분 과정에서 합의정신이 파기됐다며 원구성 참여 거부를 선언하면서 도의회가 파행으로 치달았다. 후반기를 시작한 도의회가 원구성도 하지 못한 채 파행이 장기화할 경우 도민들의 피해 우려가 제기됐다.
◇앞으로 전망=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민주당 의원들이 등원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도의회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17일 당진에서 의원 총회를 열고 의회에 등원하기로 결정했다.
유병국(천안3) 민주당 도의원 대표는 18일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지방의회 파행 문제가 언론에 계속 보도돼 여론이 악화 됐고, 더이상 도민들에 심려를 끼쳐선 안되겠다는 의원들의 생각이 모여 20일 열리는 임시회에 참석하기로 했다”면서 “민주당 몫으로 배정된 건설소방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유 의원은 “일단 의회에 들어가서 잘못된 것은 바로잡겠다”고 설명했다.
선진당 의원들도 의회 파행에 반성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장기승(아산2) 문화복지위원장은 “당을 떠나 원만하게 원구성에 참여해 의회를 잘 이끌었으면 한다”며 “의장, 부의장에 이어 상임위원장 선출도 잘 될 것으로 봤는데, 일이 꼬이면서 이번 파행 사태가 벌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이러쿵저러쿵 잘잘못을 따질 때가 아니다. 서로 조금 양보하고 이해하면서 의정활동을 함께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등원 결정을 내리면서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를 둘러싼 도의회의 파행은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도의회는 20일 오전 10시 30분 본회의장에서 제255회 임시회를 열고, 아직 선출하지 못한 건소위원장, 교육위원장, 운영위원장 등 3개 상임위원장을 뽑을 계획이다.
이준우 의장은 이날 후반기 원구성을 마무리한 후 '의회 파행에 대한 사과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 5대 의회때 사상 유례없는 파행사태를 겪었던 대전시의회는 이번 6대 의회 후반기 의장단 및 상임위원장 선출과정이 비교적 원만하게 마무리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부의장 및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의원들 사이에 편가르기가 재연되는 등 구태를 벗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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