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 온도가 30℃ 가까이 치솟았던 지난 16일 오후 2시께 천안 A초교 5학년 3반 교실.
창문을 열어놓고 선풍기를 돌리고 있지만 학생들은 무덥고 습한 날씨에 지쳐 학습에 집중하기가 어렵다.
비좁은 교실에 30여명의 학생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탓인지 학생들이 느끼는 체감온도는 실제 온도보다 훨씬 높다.
선풍기가 있는 학급은 그나마 다행이다.
일부 학교는 에어컨을 설치하면서 선풍기를 아예 없애버려 교실과 교무실은 한증막처럼 후끈 거린다.
에너지 절약을 위해 정부가 지정한 피크시간대(오후 2시~2시 45분, 오후 3시~30분, 오후 4시~30분)를 넘어 에어컨을 가동하더라도 실내온도를 28℃로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더위를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다.
찜통교실은 학생들의 건강문제만 있는 것이 아니다. 더위에 지친 학생들이 정상적으로 교사들의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면서 학습권을 침해받고 있기 때문이다.
A초등학교 황모(5년)양은 “바람이라도 불면 좋은데 너무 더워 공부하기가 힘들다”며 “더워서 그런지 선풍기 바람도 전혀 시원한줄 모르겠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담임 최모(34)교사는 “날씨가 후덥지근해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난다”며 “학생들이 졸라도 교육지원청의 적정 냉방온도를 지키라는 지침이 있어 마음대로 에어컨을 켤 수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천안교육지원청 보건담당 관계자는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에는 충분한 양의 물을 마셔야 하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열기를 배출해 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천안=윤원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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