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 앤디컷 우송대 총장 |
매년 한국유엔협회에서는 4일 동안 학생들이 중점적으로 토론하고 논쟁할 수 있는 주제를 설정합니다. 올해의 주제는 4가지 국제 이슈 '핵 테러 대응 및 핵 안보 강화를 위한 국제협력', '이주노동자의 인권보호를 위한 범세계적 노력', '사이버 공간에서의 도전과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국제협력방안', '새천년개발목표 이후의 국제사회의 새로운 개발협력목표와 체제'였습니다.
참가자들은 네 개의 위원회로 나뉘어 회의 기간 중에 방침에 대한 영향과 그에 따른 적절한 제안을 제시했습니다. 연합회의나 총회에서는 한국어와 영어가 서로 혼용되어 쓰였지만 선출된 학생들은 각 위원회에서 영어로 기조연설을 하였습니다. 재외동포영사대사 겸 대테러국제협력대사인 문하영 대사도 영어로 기조연설을 했습니다. 따로 통역은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각 이슈와 관련, 네 위원회에서 의견합의를 진행시켜나가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졌습니다. 하루는 영어로 이루어지는 위원회(핵 테러 대응 및 핵 안보 강화를 위한 국제협력)에 참석했고 그 다음날에는 한국어로 이루어지는 모임(사이버 공간에서의 도전과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국제협력방안)에 참석 했습니다. 모든 회의에서는 유엔 회의에서 행해지는 절차 규정에 따라 대표단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90여초간의 제한된 시간 내에 자기의 주장을 밝혀야 했습니다. 비록 시간의 속박은 있었지만 학생들은 내용의 간결함에 대해서 배울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규모의 회의는 결코 한 대학에 의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타 학교에서 온 교수들은 학생들을 인솔하고 자기 학생들이 활동하는 것을 지켜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됩니다. 또한 객원 교수들은 멀리 타 지방에서 온 교수들과 만나고 상호 접촉을 할 좋은 기회를 갖게 됩니다. 서로 비교도 하고 수첩에 기록도 하면서 누가 이 회의에서 가장 큰 공헌을 했는지 가릴 심사위원의 역할도 합니다. 이 대회 대상 수상자들에게는 유엔총회가 열리는 뉴욕이나 제네바 유엔본부를 견학하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이 회의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 많은 직원들과 자원봉사자와 학생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전ㆍ현직 외교 통상부 직원들의 수고가 있었습니다. 선준영 전 UN 대표부 대사(전 UN대사/현 유엔한국협회 부회장), 조창범 전 오스트리아 대사, 김의택 전 독일대사, 문하영 재외동포영사 등이 특히 애를 많이 써 주셨습니다. 그 외에도 많은 분들의 수고로 모의유엔 회의는 성공적으로 개최되었고 이를 통해 참가했던 학생들이 새로운 경험을 통해 성장했다고 확신합니다. 대학교의 총장으로서, 교육자로서, 또한 31년간 미국정부에서 일한 사람으로서 이번 모의 유엔회의에서 학생들이 보여준 성실함과 준비성, 그리고 전문성은 매우 놀라웠습니다. 한국의 젊은이들은 주어진 주제에 대하여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조리있게 이야기하고 토론을 함에 있어 매우 준비된 자세를 보였습니다. 외국인인 저에게는 이러한 한국 대학생들의 모습을 통해 한국의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한국의 젊은이들은 이러한 교육 시스템을 통해 미래의 주역이 되고 앞으로 인류가 겪어야 하는 도전적이 과제에도 훌륭히 대처하는 인재들로 커나갈 것이라는 확신을 들게 했습니다.
이 글을 마치기 전에 저는 이번 모의유엔 회의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보이는 곳에서 혹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일을 한 우송대학교 교수들과 직원들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실제로 600여명의 학생들에게 4일 동안 잠을 잘 기숙사와 식사, 교통 등의 편의시설을 제공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항상 웃는 얼굴과 기꺼운 마음으로 참가하는 학생 한명 한명에게 신경을 써준 우송대 교수와 직원들에게 이 칼럼을 빌려 공식적인 감사인사를 전합니다.
이번 모의유엔회의를 개최하면서 필자는 느꼈습니다. 한국의 젊은이들의 열정과 패기가 대단하다는 것을. 또한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이번 모의 유엔 회의에 참가한 전국의 대학생들은 분명히 머지않은 미래에 한국을 대표하는 인재가 될 것이며 그 중의 몇몇은 실제로 유엔회의에 한국의 대표로 참석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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