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승철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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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저(loser)의 사전적 의미는 '경쟁에서 패배 의식을 가진 사람'이다. 주변을 둘러보면 루저로 불리는, 또는 스스로 루저로 간주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루저의 심리학은 루저를 대상으로 했다. 책에서 저자는 루저로 분류되는 사람들이 무슨 죄가 있다고 그런 고통을 겪어야 하느냐고 반문한다. 좋은 외모 유전자와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은 한정돼 있으니 누군가는 그저 그런 외모에, 그저 그런 대학(혹은 대학을 나오지 않거나), 그저 그런 직장(또는 무직)에 다닐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런데도 이들은 죄인마냥 자신에 대한 비하와 자책, 절망에 빠져 지내는 실정이다.
젊은 시절 본인도 루저였다고 고백한 저자는 실제에 기반을 둔 가상 인터뷰를 통해 루저들의 자기 비하 심리의 근원을 추적한다.
저자가 만난 '루저'들은 사실 '나, 우리'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표준체격인데도 다이어트를 한다며 비스킷 한 조각으로 식사를 때우는 김선영(외모루저 중)씨. 40대 비혼 여성인 이미향씨는 작은 정치판처럼 바뀌는 직장에 대응하지 못하는 '직장루저'다. 단순히 책은 루저에게 위안을 주기보다 루저가 자신을 인식하는 관점을 바꾸고 세상과 관계 맺는 방식을 변화시킬 것을 요구한다. 삼인/신승철 지음/ 286쪽/1만3000원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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