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조사 특위가 17일 첫 회의를 갖고 업무를 시작했다. 특위는 후반기 원 구성을 둘러싸고 몸싸움을 벌인 중구의회와 자리 나누기가 드러난 유성구의회 사태를 조사한다. 민주당 대전시당은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부적절한 행동을 한 의원들에 대해서는 당헌·당규에 따라 엄중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조사와 징계 수위가 나올지 지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민의를 대변하고 삶의 질을 높여달라고 지방의원들에게 표를 줬지 감투싸움이나 하라고 권한을 위임한 게 아니다. 주민들을 얼마나 우습게 보기에 볼썽사나운 싸움질인가. 이렇게 자질이 의심스러운 의원들을 공천했으니 공천한 정당이 책임지는 게 당연하다. 새누리당과 선진통일당도 특위를 구성하거나 자체 조사를 해서 문제 의원들에 대해 조사하고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그게 책임정치라는 취지에 부합하는 일이다.
그렇다고 그것으로 정당의 책임이 끝난 것은 아니다. 민주당의 경우 최고위원회에서 내린 ‘지침’이 파행의 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만큼 그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이처럼 중앙당이 지방의회를 손아귀에 쥐겠다는 속내를 갖고 요구하는 한 기초의회의 파행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중앙당이 지방의회에 개입하는 것은 무엇보다 지방의회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침해하는 행위다.
기초의회 파행이 불거지는 근본적인 원인은 정당공천제다. 책임정치 구현과 정당정치 발전을 위해 공천을 허용한 이후 지방자치제는 오히려 후퇴했다. 민생의 현장에서 생활정치를 펴야 할 기초의원들은 중앙당과 국회의원의 ‘하수인이자 몸종’처럼 전락하기도 했고, 정쟁에 휘말리는 요인도 돼 왔다. 지방정치가 중앙에 예속돼서는 자치는 없다. 우리 현실과 여건에 맞지 않는 제도는 폐지돼야 마땅하다. 먼저 국회의원이 기득권을 포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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