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에 쓰려다가… 텃밭 양귀비 철퇴

대전·충남 11명 입건… 대다수 '허리·배앓이 좋다' 속설에 식용목적 키워 경찰 불법재배 집중단속

김모(가명)씨는 양귀비가 배앓이에 좋다는 말을 듣고 식용목적으로 금산군 추부면의 공장 뒤편 텃밭에 양귀비를 재배했다.

▲ 경찰의 집중단속에 걸린 양귀비.

김씨는 양귀비 재배가 불법인 사실도 모르고 단순히 몸에 좋다는 말에 현혹돼 지난 4월부터 7월초까지 키웠다. 하지만 경찰의 집중단속에 적발돼 범법자 신세가 된 후 불법재배사실을 깨닫고 뒤늦게 후회했다.

대전·충남지역에서 양귀비를 불법재배한 지역민들이 경찰의 집중단속에 잇따라 적발됐다. 경찰은 지난 5월 15일부터 지난 14일까지 양귀비 재배 특별단속기간으로 정하고 단속을 강화했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양귀비 불법재배 집중단속결과 대전경찰은 2명, 충남경찰은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지역별로는 도심지인 대전보다 농촌지역인 충남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적발됐다.

대전에선 대청호 주변 등 외곽지역에서 양귀비를 재배한 주민 4명이 단속에 걸렸고 2명이 불구속됐다. 양귀비 50주 미만을 재배한 2명은 불입건됐다. 충남은 양귀비를 재배한 9명이 불구속 입건조치됐다.

지역별로는 청양 1명(213주), 서산 1명(65주), 공주 4명(550주), 당진 1명(62주), 세종 1명(118주), 서천 1명(30주), 금산 1명(55주) 등이 경찰단속에 걸렸다.

경찰은 불법재배만 확인됐고 아직까지 복용한 사례는 적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마약의 원료가 되는 양귀비를 재배한 주민들은 마약류관리법 위반혐의를 받게 된다. 양귀비 불법재배 처벌기준은 50주 이하 재배는 계도와 훈방, 50주에서 100주는 기소유예, 100주 이상은 벌금형 등에 처한다. 양귀비를 재배하다 적발된 사람들은 시골지역의 농민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양귀비가 배앓이, 다친 허리에 좋다는 속설을 믿고 양귀비를 식용목적으로 재배하는 경우가 흔하다.

양귀비가 몸에 좋다는 속설이 나돌며 재배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 경찰 관계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양귀비는 화학적 공정을 거쳐 아편과 모르핀, 헤로인 등 마약원료로 사용될 수 있다. 이에 경찰은 양귀비 꽃이 피는 5~7월 전국적으로 특별 단속에 나서며 불법재배를 꾸준하게 단속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양귀비 잎이 배앓이 등에 좋다는 것은 잘못된 속설로 무분별하게 섭취하면 오히려 탈이 날수 있다”며 “마약의 원료인 양귀비 재배는 엄연한 불법행위로 법적인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조성수 기자 joseongs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