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지방의회가 의장단 선출과정에 고성, 몸싸움, 편가르기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의장단 선출에 원칙이 없고 편을 나눠 자리를 배정하는 방식의 의회문화가 풀뿌리 민주주의를 흔들고 있다. 유성구의회는 지난 6일 정례회에서 1주일 전 민선 6기 후반기 의장에 선출한 윤주봉 의원을 의장직에서 해임하는 의장불신임안을 통과시켰다. 관련기사 3ㆍ21면
의장 선출과정에 윤 의원이 주류와 비주류측 의원들에게 부의장 자리를 동시에 약속해 신뢰를 저버렸고 당선 이후 본회의를 개원하지 않아 식물의회로 만들었다는 게 사유였다.
윤 의원이 이에 반발해 법원에 의장불신임안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접수하자 동료 의원들은 의장선출 투표를 다시 해 전반기에 이어 윤종일 의원을 후반기 의장에 재선출하는 것으로 맞섰다.
법원에서 의장불신임안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 유성구의회에 의장 두 명이 존재하는 초유의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9일에는 한 의원이 의장실의 탁자 유리와 진열장을 손으로 깨 파손하는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의장단을 향한 의원들의 추태는 중구의회에서 더 큰 폭력사태를 초래했다. 중구의회는 당초 지난 6일 의장과 부의장, 3개의 상임위원장을 선출할 예정이었으나 민주당 김택우 의원이 의사봉을 숨기고 의장석을 점거하는 시위를 벌이며 개원이 지연됐다.
의회가 민주당 5명, 선진통일당 5명, 새누리당 2명으로 구성됐으나 의장단 구성에 민주당이 배제됐고 협의가 진행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러한 갈등은 결국 10일 본회의장에서 의원들의 폭력사태로 이어졌다. 김택우 의원과 전덕수 의원이 개원을 막는 과정에서 김두환 의원과 서진 의원이 다쳐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대덕구의회도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는 과정에 절차적 문제를 제기한 의원이 의장석을 점거하며 의장단 구성에 배후가 있다며 폭로해 시끄럽다.
대전대 김용세 교수는 “대전 지방의회가 의장단 구성을 두고 원칙이 없고 의원들이 편을 나누는 진영논리에 함몰돼 자신의 이해관계만 앞세우고 있다”며 “결국 자신들의 명예와 수익창출을 위해 지방의회 의원들이 움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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