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자정능력을 상실하고 수년간 파행운영을 거듭하다 사무실조차 회수 당하고 사실상 폐원상태인 천안문화원의 전철을 밟는다는 우려 속에 지역 문화예술계에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17일 천안시 서북문화원 백승명 특별감사는 충남도와 천안시에 업무 파행 실태 등 감사결과를 토대로 정상화 노력 촉구 의견을 내고 '업무능력이 없는 사무국 쇄신'과 '보조금 전액의 즉각적인 환수'를 요구했다.
백 감사는 감사내용과 의견서에서 올 들어 서북구문화원 사업은 완전정지 상태로 집행부는 탈법 운영을 일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 상반기 사업으로 계획된 컴퓨터ㆍ외국어교실, 노인교양강좌, 내고장문화유적답사, 음악회 등 행사는 물론이고 향토문화지 발간 등 모든 사업이 정지됐다.
사무국 운영도 비정상적인 사실이 드러났다.
문화원장 선출을 위해 작성된 선거인 명부는 동명이인이나 사망자가 올라 있고, 회원에게 보내는 공문서 발송 번호는 뒤죽박죽으로 작성됐다.
사무국장은 문화원의 문을 잠그거나 전화를 받지 않고, 출장 보고를 제대로 하지 않은 등 근무 태만을 반복했다고 감사내용을 제시했다.
문화원 장기파행 등으로 물러난 이모 전 원장에 대한 책임문제도 제기됐다.
지난 1월 원장선거의 파행 이후 당선된 이 전 원장이 총회도 거치지 않고 민원제기를 이유로 회원을 멋대로 제명하거나 회비를 4배로 올리는 등 위법과 권한남용으로 문화원을 파행으로 몰고 간 의혹을 질타했다.
업무능력이 부족한 사무국장을 선임해 문화원업무를 마비상태로 만들고 회원들이 현 집행부에 공개채용을 요구하자 부원장과 감사 등 이를 방해해 장기파행을 지속시키고 있다고 백 감사는 주장했다.
백 특별감사는 “서북문화원은 보조금 사용이 정지된데다 사무국 업무능력 부재로 '식물문화원'으로 전락한지 오래”라며 “천안시는 집행이 정지됐지만 이미 지급된 5700만원 보조금을 즉시 환수해 서북구문화원 집행부가 정상화의 시급함을 느끼도록 할 것”을 주문했다.
천안=맹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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