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오전 서울 서머셋 팰리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연 서남표 KAIST 총장이 취재진에 둘러싸여 있다. |
이사회의 자진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서남표 KAIST 총장이 자진사퇴 의사가 없음을 재확인했다.
서 총장은 16일 오전 서울 서머셋 팰리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6년간 어려움을 헤쳐 왔는데 효용가치를 다했으니 떠나라고 한다면 그것은 야박한 일”이라며 “리더로서 무한책임을 지라고 한다면, 리더로서 책임 있게 운영하도록 최소한 총장 자리를 인정해 줘야 한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이사장과 단 한번도 KAIST의 방향과 비전을 놓고 토론해 본 적이 없다. 모든 관심은 언제 내가 언제 나가느냐였다”며 “다음 총장도 일부 교수와 학생, 과학계 인사들, 교과부가 싫어하면 해임하겠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내가 나가면 테뉴어(교수정년) 제도, 영어강의 폐지 같은 요구가 사라지고 문제가 해결될지 이사장에게 묻고 싶다”며 “관행과 관성에 근거한 낡은 문화는 지난 6년간 도입한 제도에 맞게 시민 모두가 따르는 민주사회 보편 원리에 맞게 새롭게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난 몇년간 일부 교수와 학교 밖 인사들로부터 사실이 아닌 일로 음해와 모함을 받아 왔고, 교수단체가 보낸 퇴진요구서만 서른번이 넘는다”며 “며칠 뒤면 이사회로부터 사실상 해임을 당하지만 KAIST 발전을 위해 당당하게 마주하고 책임 있게 도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KAIST 이사회는 서 총장의 임기가 2년 남은 상황에서 '소통 부족과 학내 여론 악화'를 이유로 오는 20일 개최되는 이사회에 서 총장의 계약해지 안건을 상정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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