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회ㆍ교육청, 학원 심야교습 제한 조례 손 놨다

발의 2년 6개월 넘도록 제자리… 사문화된 꼴 충남은 수정 가결 '대조'

대전시의회와 대전시교육청이 사설학원의 심야교습시간을 제한하는 조례 제정에 손을 놓고 있다.

처음 발의한 지 2년 6개월이 지났지만, '뜨거운 감자'라는 점에서 시의회와 교육청의 무관심 속에 사문화된 꼴이다. 지역실정에 맞게 조례를 수정해 제정한 충남도의회와 도교육청의 행보와 대조적이다.

16일 대전시의회 교육위원회에 따르면, 사설학원 심야교습시간제한 조례는 2009년 처음 발의됐다. 2010년 8월31일부로 교육위원회가 폐지되고, 광역의회로 편입되면서 이 조례도 시의회 교육위로 승계됐다. 현재 시의회 교육위에 계류 중인 조례안의 주요 내용은 학원교습시간을 초등학생은 오전 5시부터 오후 10시, 중학생은 오전 5시부터 오후 11시, 고교생은 오전 5시부터 밤 12시까지로 제한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교육위원회와 사설학원가, 학부모, 학생 등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당시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발의 2년 6개월, 시의회 승계 2년을 앞두고 있음에도, 논의가 사실상 멈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시의회 교육위 관계자는 “이번 정례회에서도 상정되지 않았다. 설문조사 등 검토해야 할 것들이 많다는 게 의원들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반면, 도의회와 도교육청은 조례 제정을 마무리했다.

도의회 교육위는 지난 3월 임시회에서 학원의 설립ㆍ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애초 발의된 조례는 초등학생은 오전 5시부터 오후 11시, 중학생과 고교생은 밤 12시까지 규제하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통과된 조례는 초등학교 오전 5시부터 오후 9시, 중학생 오전 5시부터 오후 11시, 고교생 오전 5시부터 밤 12시까지로 내용을 수정했다. 논란이 있었지만, 학교별 교육과정, 학생들의 성장기 등을 고려해 학교급별 교습시간을 차등 제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는 게 수정 가결한 이유다.

교육계 관계자는 “사교육비와 학생 건강 등 여러 이유로 제한이 추진됐지만, 학원가의 현실과 조례의 실효성 등의 측면에서 다양한 의견수렴을 통한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