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을 모아 소중하게 사용하는 빗물 자원화정책은 이미 여러 지자체에서 시작해 앞서가고 있다. 대전도 공원 화장실처럼 작은 곳부터 시작해 빗물을 자원화하는 문화에 싹을 틔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빗물 자원화는 이미 시작돼= 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주상복합건물 스타시티(1310세대)는 빗물을 자원화한 국내 대표적 사례로 손꼽힌다. 2007년 3월 준공한 이곳(대지 6만2500㎡)은 공원(4만5000㎡)과 건물 옥상(6200㎡)에서 빗물을 받아 지하 4층에 설치된 저수조(1000tⅹ3개)에 저장한 후 조경수와 분수, 단지 내 실개천에 사용하고 공중화장실의 용수로 쓰고 있다. 이곳에서 1년간 사용한 빗물은 약 4만t에 달하며 전체 1만3010가구에서 사용하는 연간 수돗물 사용량의 20%에 이른다. 또 주상복합의 저류조는 폭우에 인근의 침수를 예방하는 기능도 인정받아 건축당시 용적률 인센티브 3%의 혜택을 받았다.
경기도 수원시는 2009년부터 '레인시티(Rain-Cityㆍ빗물 활용 도시)'사업을 벌여 빗물을 생활용수로 사용하고 있다. 현재까지 동주민센터와 도서관, 차량등록사업소 등의 공공기관 건물 23곳과 민간건물 8곳에 빗물이용시설을 마련해 모두 3만6400t의 빗물을 저장해 사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조경수나 화장실의 청소용으로 사용하고 있고 지난 6월 바짝 마른 농경지의 농업용수로도 공급했다.
경남 창원시는 특허 출원까지 신청하며 빗물을 정화해 지하수화 하는 빗물순환고리 회복에 노력하고 있다. 창원시의 한 공원에 연간 1만8000t의 빗물 저류시설을 마련하고 하루 1000t의 빗물을 정화해 지하 100m의 지하수를 보충하고 있다.
▲대전은 빗물이용 체험기회부터=대전도 시민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부터 빗물 이용시설을 마련해 빗물의 순환고리 회복에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산탕정 물순환 그린도시 조성방안'을 연구한 LH토지주택연구원 현경학 수석연구원은 “대전은 앞으로 많은 주택재개발ㆍ재건축사업이 계획돼 있는데 이때 빗물의 활용과 자연순환을 고려한 도시계획을 세워야 한다”며 “수돗물 값과 빗물 이용시설비를 1대 1로 비교하는 것은 지나친 일반화로 장기적 시각에서는 빗물순환정책이 예산 부담을 덜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대전대 허재영 교수도 “빗물의 침투는 지하수 함양으로 연결되고 일시적으로 가두는 일은 그만큼 홍수량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결국, 댐으로부터의 용수사용량을 줄일 수 있어 모두에게 혜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환경운동연합 고은아 사무처장은 “시민들이 빗물이용시설을 체험할 수 있는 경험제공이 중요하다고 본다”며 “대전에 공원조성사업이 많은데 빗물을 활용한 화장실이나 빗물정원, 빗물학교 등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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