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경호 교수 |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어야 편해지고, 팔이나 목, 턱으로 통증이 같이 오기도 하고 숨찬 증세나 식은 땀을 동반하기도 한다.
이에 반해 비심인성 흉통은 가슴 한복판이 쓰리거나 답답하거나 이물감이 느껴지고 쓴 느낌의 트림이나 신물 오름을 느끼기도 하고 증세가 두 세시간 이상(또는 반대로 수초 동안 아주 짧게 찌르듯이) 지속 되기도 한다.
움직임과 관련이 없고 식후나 누운 자세에서 통증이 심해지고 물을 마시거나 제산제등을 복용하면 좋아지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사람이 느끼는 증세만으로 이 둘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은 경우가 많으므로 반드시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흉통이 다음과 같다면 되도록 빨리 내과 진료를 받아보기를 권고한다. 심장 문제나 폐 질환일 수 있기 때문이다.
힘을 쓸 때 잘 생긴다(뛸 때, 계단 오를 때, 무거운 물건을 들 때). 아플 때 숨 차다. 숨을 쉼에 따라 통증이 있다. 피가래가 있다. 열이 있고 몸살이 있다.
▲위-식도 역류질환=비심인성 흉통의 대부분의 원인은 식도의 질환과 근골격계의 문제다.
식도는 심장 뒤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입에서 씹은 음식이 배로 전달되도록 입과 배를 연결하는 소화기관이다. 식도의 끝자락에는 조임 근육(하부식도 괄약근)이 있어서, 음식물이 위장으로 들어갈 때에 열리게 되고 평소에는 닫혀 있도록 조절해 준다. 이 조임 근육이 열리는 시간이 필요 이상으로 길어지거나, 조임 근육 주변의 모양에 변형이 오거나, 뱃살이 쪄서 그 압력으로 쉽게 조임 근육이 잘 열리게 되거나, 침이 적게 분비되어 역류된 것을 중화시키지 못하거나 하면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즉 쓴 위장 내용물이 열린 조임 근을 통해 식도로 거꾸로 역류하게 되면서 식도가 예민해지고 우리는 가슴이 불편해지거나 이물감을 느낀다. 때로는 목이 불편해서 갑상선질환이 아닌지 검사를 받는 환자도 생긴다.
이런 불편한 증상이 생기면 위-식도 역류질환이 있다고 진단하며, 흔히 '식도염'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또 다른 비심인성 흉통의 흔한 원인은 근골격계 질환이다. 근골격계는 뼈와 근육조직을 일컫는다. 가슴에도 여러 개의 뼈와 근육들이 연결되어 있다. 가슴의 근골격계가 기침, 운동, 나쁜 자세, 집안 일, 전신 근골격계 질환 등으로 무리를 하게 되면 반복적인 통증이 오래도록 있을 수 있다.
▲진단은 어떻게?=위식도 역류질환의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다양한 검사가 필요하다.
첫 번째로 위내시경을 통해 식도와 위의 모양을 관찰할 수 있다. 이 결과 식도에 상처들이 있다면 위-식도역류질환으로 진단하기 쉽다. 하지만 위-식도역류질환의 과반수는 내시경 결과가 정상이므로 내시경 결과가 괜찮더라도 위-식도 역류질환이 아니라고 단정 지어서는 안 된다.
치료 경과에 따라 식도 산도검사를 필요로 한다. 음식물을 삼키는 데에 불편함이 있다면 식도 내압 검사와 같은 정밀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심장초음파, 심전도, 혈액검사, 흉부엑스선 사진을 통해 심폐질환 여부를 확인 할 수 있다. 때로는 담석(쓸개의 돌)이 흉통을 유발할 수 있으며 식도염으로 오인될 수 있다.
▲치료=치료의 근간은 약물이다.
약물 치료로 충분히 흉통을 낫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식도기능이나 모양을 근원적으로 정상으로 돌릴 수는 없기 때문에 완치가 아닌 반복적인 관리의 개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치료의 근간이 되는 양성자 펌프 억제제(위산 억제제)는 공복에 복용해야 효과가 좋다. 약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액체 현탁액은 효과는 빠르지만 효과가 오래가지 않는다.
약을 끊은 후에 재발을 경험할 수 있는데 이런 경우는 대개 수개월 이상의 장기간의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 위장 기능이 저하된 경우에는 위장운동 촉진제를 함께 복용하기도 한다.
때로 약 효과를 위해서 의료보험기준보다 많은 양을 써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근ㆍ골격계 질환이라면 물리치료나 주사치료를 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만으로 위-식도 역류질환을 조절하기는 역부족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건양대병원 송경호 교수는 “식도염이 심하거나 '긴 바렛식도가 있다'고 진단된 경우에는 식도 협착, 식도암의 위험성도 있으므로 정기적인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며 “근골격계 원인이라면 당분간 운동이나 힘을 써야 하는 일을 피하고 스트레칭을 배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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