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민]동네 한약방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이희민]동네 한약방

[중도프리즘]이희민 대전대 겸임교수

  • 승인 2012-07-12 14:08
  • 신문게재 2012-07-13 21면
  • 이희민 대전대 겸임교수이희민 대전대 겸임교수
▲ 이희민 대전대 겸임교수
▲ 이희민 대전대 겸임교수
옛날부터 민간요법의 유일한 치료약이 각종 한약재다.

동네에서 제일가는 부자들은 평상시에도 각종 많은 한약재를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동네에서 누가 아프기만 하면 무조건 부잣집을 찾아가 한약재를 얻어가곤 했다. 그래서 부잣집에는 한약재를 이집 저집에서 구해서 일종의 동네한약방이 된 것이다.

그러나 부잣집에서는 자기가 가지고 있는 한약재를 이웃집에 나누어주고 하다 보니 그 규모가 매우 작게 움직일 수 밖에 없었다. 또 전문 한의사를 고용하지 않았으니, 전문성의 한계로 더 이상 발전할 수도 없었으며, 부자 자신도 한약방에서 돈을 벌든, 적자를 내든 별 관심이 없었으므로 약방, 또는 한의원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그저 그런 상태로 지내왔다.

만일 누군가가 동네사람들이 약을 구하러 오는 것을 보고 거기에서 가능성을 발견해 부자가 보유하고 있는 한약방에 동네에서 자주 찾을 만한 약재를 몇 개 더 갖추고 전문한의원을 고용하면, 후에 이것이 모태가 되어 한약방, 한의원, 병원, 제약업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었다.

이러한 방법과 같이 완벽한 형태의 사업을 전개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그 사업을 포기한 것도 아닌 상태에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을 우리는 동네한약방 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이는 우리 경제의 규모가 아주 작았을 때나 가능한 일이고, 지금은 경제규모도 커졌고 각 부문의 전문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서비스를 해 주는 전문회사들이 많이 생겨났기 때문에 오늘날은 사정이 다르다.

이제는 서비스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어느 분야의 사업이라도 경쟁에서 이기고 안정된 사업을 전개 하려면 옛날 부잣집 한약방과 같은 사고방식과 행동으로 사업을 할 수는 없다. 즉 전문적이고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가지고 본격적인 시장공략을 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이다. 손바닥만 한 동네의 사람들을 고객으로 하는 부잣집의 동네한약방과 같이 규모가 작은 시장을 독점해 본들 얼마나 많은 이익을 올릴 수 있겠는가?

같은 이유에서 신규업종, 신제품의 시장진입은 많은 투자가 요구되기 때문에 시장의 규모가 크고 발전가능성이 있는 시장에 진출을 해야 한다. 시장전체의 규모가 작은 시장은 아예 포기하고, 규모가 큰 시장,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시장을 찾아야 한다. 돈을 많이 만지다 보면 손바닥에 돈 가루라도 남는다는 속담도 있듯이, 우선 매출액이 일정수준에 미달되는 사업은 처음부터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일단 진입한 시장에 대해서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성공해야 한다.

의원이나 약사 없이 하는 동네한약방, 동네사람이 좀 심한 병이라도 걸리면 속수무책인 돌팔이 약방에서 내린 서툰 처방으로는 병이 낫기는커녕 악화될 수도 있다.

따라서 기술이 부족하면 기술개발 및 기술도입을 하고 제품에 대한 인지도가 낮으면 대대적인 광고도 해야 한다. 광고전략 없이 소비자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가격경쟁력이 낮으면 원가절감방안을 찾든지 아니면 매출을 늘려 단위당 고정비를 줄여야 한다. “알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 의 논쟁이기는 하지만 매출액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늘리는 것이 단위당 원가를 낮추는 길이다. 'all or nothing'이다. “50%의 성공은 성공이 아니다.” 라는 이야기가 있다.

그러므로 전체적으로 비장한 각오로 매사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해 많은 매출을 올림과 동시에 많은 이익을 확보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신제품이 부잣집 동네한약방 같은 사고방식으로 영업을 전개하면 기존사업 마저 부담을 안겨 줄 수가 있다. 앞으로는 신제품의 개발부터 판매에 이르기까지 모든 전략을 잘 구상해서 성공적으로 시장에 조기 정착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긴박했던 6시간] 윤 대통령 계엄 선포부터 해제까지
  2.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국회 본회의 가결
  3. 계엄사 "국회 정당 등 모든 정치활동 금지"
  4. 한화그룹 충청지역봉사단, 김장나눔 대축제로 이웃사랑 실천
  5. 모로미찬본점 김난영 대표, 초록우산 그린노블클럽 가입
  1. [장상현의 재미있는 고사성어] 제206강 연저지인
  2. 계엄사 "언론·출판 통제…파업 의료인 48시간 내 본업 복귀해야" [전문]
  3. 국제휴먼클럽! 어려운 이웃과 장학생에게 따뜻한 사랑 전하다
  4. 소비자 분쟁 발생시 1372를 눌러주세요!
  5. [아침을 여는 명언 캘리] 2024년 12월3일 화요일

헤드라인 뉴스


‘계엄 블랙홀’로 정국 소용돌이… 충청권 현안사업·예산 초비상

‘계엄 블랙홀’로 정국 소용돌이… 충청권 현안사업·예산 초비상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 후폭풍이 거세게 몰아치면서 정기국회 등 올 연말 여의도에서 추진 동력 확보가 시급한 충청 현안들에 빨간불이 켜졌다. 또 다시 연기된 2차 공공기관 이전부터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건설, 충남 아산경찰병원 건립, 다목적 방사광 가속기 구축, 중부고속도로 확장까지 지역에 즐비한 현안들이 탄핵정국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기 전 지역 정치권의 초당적 협력과 선제적 대응이 절실하단 지적이다. 3일 오후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4일 새벽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가결 등 밤사이 정국은 긴박하게 돌아갔..

대전시, 연말에도 기업유치는 계속된다… 7개 사와 1195억원 업무협약
대전시, 연말에도 기업유치는 계속된다… 7개 사와 1195억원 업무협약

대전시는 4일 시청 중회의실에서 국내 유망기업 7개 사와 1195억 원 규모 투자와 360여 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이장우 대전시장과 정태희 대전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해 ▲㈜아이스펙 한순갑 대표 ▲㈜이즈파크 정재운 부사장 ▲코츠테크놀로지㈜ 임시정 이사 ▲태경전자㈜ 안혜리 대표 ▲㈜테라시스 최치영 대표 ▲㈜한밭중공업 최성일 사장 ▲㈜한빛레이저 김정묵 대표가 참석했다. 협약서에는 기업의 이전 및 신설 투자와 함께, 기업의 원활한 투자 진행을 위한 대전시의 행정적·재정적 지원과 신규고용 창출 및 지역..

야 6당,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제출… 빠르면 6일 표결
야 6당,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제출… 빠르면 6일 표결

야 6당이 4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빠르면 6일부터 표결에 들어갈 수도 있으며 본회의 의결 시 윤석열 대통령은 즉시 직무가 정지된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은 이날 오후 2시 43분쯤 국회 의안과를 방문해 탄핵소추안을 제출했다. 탄핵소추안 발의에는 국민의힘 의원을 제외한 6당 의원 190명 전원과 무소속 김종민 의원(세종갑)이 참여했다. 탄핵안에는 윤 대통령이 12월 3일 22시 28분 선포한 비상계엄이 계엄에 필요한 어떤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음에도 헌..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철도노조 파업 예고에 따른 열차 운행조정 안내 철도노조 파업 예고에 따른 열차 운행조정 안내

  • 야 6당,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제출… 빠르면 6일 표결 야 6당,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제출… 빠르면 6일 표결

  • 계엄령 선포부터 해제까지… 충격 속 긴박했던 6시간 계엄령 선포부터 해제까지… 충격 속 긴박했던 6시간

  • `계엄 블랙홀`로 정국 소용돌이… 2차 공공기관 이전 등 충청현안 초비상 '계엄 블랙홀'로 정국 소용돌이… 2차 공공기관 이전 등 충청현안 초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