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희민 대전대 겸임교수 |
동네에서 제일가는 부자들은 평상시에도 각종 많은 한약재를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동네에서 누가 아프기만 하면 무조건 부잣집을 찾아가 한약재를 얻어가곤 했다. 그래서 부잣집에는 한약재를 이집 저집에서 구해서 일종의 동네한약방이 된 것이다.
그러나 부잣집에서는 자기가 가지고 있는 한약재를 이웃집에 나누어주고 하다 보니 그 규모가 매우 작게 움직일 수 밖에 없었다. 또 전문 한의사를 고용하지 않았으니, 전문성의 한계로 더 이상 발전할 수도 없었으며, 부자 자신도 한약방에서 돈을 벌든, 적자를 내든 별 관심이 없었으므로 약방, 또는 한의원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그저 그런 상태로 지내왔다.
만일 누군가가 동네사람들이 약을 구하러 오는 것을 보고 거기에서 가능성을 발견해 부자가 보유하고 있는 한약방에 동네에서 자주 찾을 만한 약재를 몇 개 더 갖추고 전문한의원을 고용하면, 후에 이것이 모태가 되어 한약방, 한의원, 병원, 제약업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었다.
이러한 방법과 같이 완벽한 형태의 사업을 전개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그 사업을 포기한 것도 아닌 상태에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을 우리는 동네한약방 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이는 우리 경제의 규모가 아주 작았을 때나 가능한 일이고, 지금은 경제규모도 커졌고 각 부문의 전문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서비스를 해 주는 전문회사들이 많이 생겨났기 때문에 오늘날은 사정이 다르다.
이제는 서비스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어느 분야의 사업이라도 경쟁에서 이기고 안정된 사업을 전개 하려면 옛날 부잣집 한약방과 같은 사고방식과 행동으로 사업을 할 수는 없다. 즉 전문적이고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가지고 본격적인 시장공략을 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이다. 손바닥만 한 동네의 사람들을 고객으로 하는 부잣집의 동네한약방과 같이 규모가 작은 시장을 독점해 본들 얼마나 많은 이익을 올릴 수 있겠는가?
같은 이유에서 신규업종, 신제품의 시장진입은 많은 투자가 요구되기 때문에 시장의 규모가 크고 발전가능성이 있는 시장에 진출을 해야 한다. 시장전체의 규모가 작은 시장은 아예 포기하고, 규모가 큰 시장,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시장을 찾아야 한다. 돈을 많이 만지다 보면 손바닥에 돈 가루라도 남는다는 속담도 있듯이, 우선 매출액이 일정수준에 미달되는 사업은 처음부터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일단 진입한 시장에 대해서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성공해야 한다.
의원이나 약사 없이 하는 동네한약방, 동네사람이 좀 심한 병이라도 걸리면 속수무책인 돌팔이 약방에서 내린 서툰 처방으로는 병이 낫기는커녕 악화될 수도 있다.
따라서 기술이 부족하면 기술개발 및 기술도입을 하고 제품에 대한 인지도가 낮으면 대대적인 광고도 해야 한다. 광고전략 없이 소비자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가격경쟁력이 낮으면 원가절감방안을 찾든지 아니면 매출을 늘려 단위당 고정비를 줄여야 한다. “알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 의 논쟁이기는 하지만 매출액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늘리는 것이 단위당 원가를 낮추는 길이다. 'all or nothing'이다. “50%의 성공은 성공이 아니다.” 라는 이야기가 있다.
그러므로 전체적으로 비장한 각오로 매사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해 많은 매출을 올림과 동시에 많은 이익을 확보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신제품이 부잣집 동네한약방 같은 사고방식으로 영업을 전개하면 기존사업 마저 부담을 안겨 줄 수가 있다. 앞으로는 신제품의 개발부터 판매에 이르기까지 모든 전략을 잘 구상해서 성공적으로 시장에 조기 정착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