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越)은 달릴 주(走)에 도끼 월(戉)을 짝지은 글자이다. 무기를 들고 경계선 너머로 달아난다 하여 “넘다”, “건너다”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춘추전국시대 때 한나라에 소후라는 임금이 있었다. 어느 날 임금이 술에 취해 옷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잠이 들었다. 이때 임금의 모자를 담당 하던 전관이 자신의 직무를 벗어나는 일이지만 임금의 몸이 상할까 걱정이 되어 옷을 가져다 덮어주었다. 잠이 깬 왕은 자신이 옷을 덮고 자고 있음을 깨닫고 기쁘게 여겨 누가 옷을 덮어 주었는지 물었다. 좌우의 신하들이 사실대로 고했다. 임금은 잠시 생각하다가 옷을 담당하는 전의와 전관을 불렀다.
전의는 책무를 소홀히 한 죄로 두려움에 떨었고, 전관은 상을 받을 것을 기대하며 기쁜 마음으로 임금에게 나아갔다. 그러나 뜻밖에도 임금은 전의와 전관 모두에게 벌을 주라고 명령을 내렸다. 전의는 자신의 임무를 소홀히 하고, 전관은 월권을 했기 때문에 화를 당했다(越官之禍). 이때부터 월관지화는 “자신의 영역을 벗어나 남의 일에 간섭하는 신하에게 벌을 준다”는 의미로 쓰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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