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성표 대덕대 총장 |
미 하버드 대학 존 레이티(Ratey)교수는 자신의 책 운동화 신은 뇌(Spark your brain)에서 “강도 높은 유산소운동을 하면 심폐기능이 향상되고 IQ에도 영향을 주게 되어 결국 0교시 체육수업으로 성적을 올리고 학교폭력도 줄일 수 있었다” 고 한다. “운동으로 뇌를 깨워야 학습에 적합한 상태로 만들어 진다”고 주장한다. 그러면 학업능력이 향상되는 것은 물론이요, 학교폭력과 우울증, 게임중독, 자살 등 정신질환을 치료하는데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또 “운동은 다른 사람들과 상호작용을 하면서 사회규칙을 익히고 문제해결 능력을 길러주기 때문에 0교시 운동 비참여자는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으로 되기 쉬워 학교폭력에 가담할 확률이 높은 반면 참여자는 자신의 감정을 절제할 수 있게 되고 배려와 양보하는 마음을 갖게 되어 폭력성을 상당부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0교시 운동으로 뇌를 깨워야 한다는 주장이 이례적이다.
그런가하면 서울 우신고등학교에서는 운동시간을 의도적으로 늘려서 앉아만 있던 아이들을 나가서 뛰게 했더니 왕따는 사라지고 성적은 오르더라고 한다. 이 학교 교장은 '운동을 하지 않으면 리더가 될 수 없다'는 신념으로 점심ㆍ저녁 시간 50분을 80분으로 늘려 밥 먹고 교실에서 자거나 잡담하는 학생들을 자연스럽게 운동장으로 나가게 만들었다. “자립형 사립학교인데 아이들을 놀리기만 하느냐” “운동 때문에 공부하는 데 지장을 받는다”고 학부모들이 항의하고, 교사들조차 “점심ㆍ저녁시간이 너무 길어 공부 리듬이 깨진다”며 반대 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운동덕분에 공부를 더 오래, 잘할 수 있게 됐다” “원래 낯을 많이 가리고 날카로운 편이었는데 운동을 통해 친구들과 부대끼면서 성격도 많이 둥글둥글해졌다” “운동을 하다 보면 서로 벽도 없어지고 금방 친해지니까 왕따를 당하거나 괴롭히는 경우가 줄어드는 것 같다” 며 성적이 오르고 친구관계가 훨씬 좋아졌다고 한다. 놀라운 운동의 힘이다. 자연스럽게 운동동아리가 늘어나고 체험활동 시간이 길어졌다.
위의 두 사례는 교육적으로 시사 하는바가 크다. 우리는 흔히 지(智) 덕(德) 체(體)를 겸비한 전인(全人ㆍWhole person)을 완성하는 것이 교육이라고 하면서 20%정도 밖에 안 되는 지식교육에 목숨을 걸고 80%에 해당하는 인성, 잠재성, 창의성 등은 상대적으로 소홀히 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다.
공통점은 체육활동을 강화 내지는 증대시키니까 학력도 오르고 폭력도 줄어든다는 실증적 보고인데, '체육은 계획적인 신체활동을 통하여 인간의 근원적인 경향(根源的인 傾向)을 순화(純化ㆍcatharsis)시키는 속성이 있고, 인간행동을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바람직하게 변화시키는 것을 전제로 계획되고 실행하기 때문에 페어플레이 정신 속에서 자기개념, 자아 존중 감, 불안, 우울, 긴장, 스트레스, 자신감, 불안, 우울, 효능감, 안녕감, 자기만족 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일정한 룰(Rull)속에서 두루 경험할 수 있어 생활화 되면 전인완성의 조건들이 미미할지라도 하나씩 하나씩 쌓여간다.
그래서 유네스코에서는 스포츠 활동이 비행과 폭력,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청소년들의 스포츠 참여촉진을 위한 헌장을 올해 채택했다. 물론 체육과 스포츠 활동에 단순히 참여한다고 해서 운동기능적인 면, 인지적인 면, 정의적인 면이 만족할 만큼 자연스럽게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학교체육과 스포츠 활동이 학교폭력문제나 면학분위조성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스트레스와 긴장을 해소할 수 있는 매력적인 체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이를 소화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한 다음 실증적인 다양한 이점들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조직적으로 실천해야 한다. “아이들이 매일 운동을 밥 먹듯이 하는 학교, 그 터전 위에서 교육을 생각하라, 생동감 있는 움직임이 많아야 덕(德)도 지(智)도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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