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일규의 묵향이야기]이심전심(以心傳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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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규의 묵향이야기]이심전심(以心傳心)

마음과 마음이 서로 통함을 비유 마음과 마음이 서로 통함을 비유

  • 승인 2012-07-11 14:06
  • 신문게재 2012-07-12 11면
  • 박일규 대전둔산초교장박일규 대전둔산초교장
▲ 박일규 대전둔산초교장, 前충남서예가협회장
▲ 박일규 대전둔산초교장, 前충남서예가협회장
송(宋)나라의 도언(道彦)이라는 사문(沙門)은 그의 저서 전등록(傳燈錄)에 석가(釋迦) 이래 조사(祖師)들의 법맥(法脈) 계통과 수많은 법어(法語)를 기록했다. 여기에 석가가 제자인 가섭(迦葉)에게 말이 아닌 마음으로 불교의 진수(眞髓)를 전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무문관(無門關)이나 육조단경(六祖壇經)에도 같은 이야기가 있으며, 특히 송나라의 사문 보제(普濟)의 오등회원(五燈會元)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돼 있다.

어느 날 석가세존(釋迦世尊)이 제자들을 영취산(靈鷲山)에 모아놓고 설법을 하였다. 그 때 하늘에서 꽃비가 내렸다. 세존은 손가락으로 연꽃 한 송이를 말없이 집어 들고(념화:拈華) 약간 비틀어 보였다. 제자들은 세존의 그 행동을 알 수 없었다.

그러나 가섭만이 그 뜻을 깨닫고 빙그레 미소(微笑)지었다. 그제야 세존도 빙그레 웃으며 가섭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에게는 정법안장(正法眼藏:인간이 원래 갖추고 있는 마음의 덕)과 열반묘심(涅槃妙心:번뇌를 벗어나 진리에 도달한 마음), 실상무상(實相無相:불변의 진리), 미묘법문(微妙法門:진리를 깨치는 마음), 불립문자 교외별전(立文字 敎外別傳:언어나 경전에 따르지 않고 이심전심으로 전하는 오묘한 진리)이 있다. 이것을 너에게 주마.” 이렇게 하여 불교의 진수는 가섭에게 전해졌다. 이심전심(以心傳心)은 말이나 글이 아닌 마음과 마음으로 전하였다고 한데서 유래한다. 불교의 심오한 진리를 깨닫게 해주는 말이다. 어떤 일을 처리할 때, 오로지 마음과 마음이 서로 통할 때 사용하는 말로 현대의 '텔레파시가 통한다'와 유사한 의미가 있다.

누구나 삶을 대할 때 그 사람 생각만 해도, 얼굴만 보아도 말없이 일의 일머리를 아는 가하면, 아무리 말을 많이 해도, 말을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은 이심전심과는 거리가 멀다할 수 있다. 우리도 신뢰 있고 믿음 있는 이심전심(以心傳心)으로 마음과 마음이 소통하는 학교와 학부모가 더욱 절실히 요구된다.

박일규 대전둔산초교장, 前충남서예가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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