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서구의 B 중학교에서는 교장과 행정실 사이에 묘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학교스포츠클럽 예산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자는 교장의 의견에 대해 행정실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이유로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행정실 관계자는 “학생 스포츠를 위해 써야 하는데, 생각이 다소 다르다. 두 달 전에 예산을 받았지만, 지금도 못 쓰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스포츠클럽 활성화를 위한 특별교부금을 놓고, 곳곳에서 전용 조짐이 일고 있다.
학교폭력 대책의 일환으로 스포츠를 통해 학생들이 욕구를 분출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기 위해 지급했지만 일선 학교가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다.
10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학교스포츠클럽 활성화를 위한 총 예산은 모두 7억1799만이다.
이중 교과부의 특별교부금은 5억3100만원이다. 전국대회 출전비 지원과 동ㆍ서부교육지원청별 리그전, 중학교(83곳) 우수스포츠클럽 지원 2억4900만원, 2011년 탁구종목ㆍ2012년 댄스스포츠 종목 개발 등에 3600만원이다.
전용 우려가 있는 건 우수스포츠클럽 지원 예산(2억4900만원)이다. 교육청은 올해 처음 특별교부금으로 내려온 이 예산을 83개 중학교에 300만원씩 나눠 지원했다.
이 예산은 스포츠 초빙강사 인건비와 물품, 장비 구입비, 전국대회 출전비 등 학교스포츠클럽 활성화를 위해 사용해야 하는 목적사업비다.
이미 두 달 전에 일선 학교에 지급됐지만, 적지 않은 학교는 집행하지 않고 돈을 묵혀두고 있다.
특별교부금이라 학생들의 스포츠 활동을 위해 사용해야 하지만, 일부 학교가 교직원 복지와 회식 등으로 전용했거나, 하려 한다는 게 일선 학교의 설명이다.
일부 학교에서는 예산 사용을 놓고, 교직원 사이에 마찰까지 빚을 정도다.
C 중의 한 직원은 “우리 학교는 교직원 체육복을 맞추는 데 쓰려고 했다”고 했고, 또 다른 학교 행정실 관계자는 “교직원 단합대회까지도 맘만 먹으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절대 다른 용도로 쓰면 안 된다. 학생 스포츠클럽을 위해서만 사용해야 하는 예산”이라며 “혼동하는 학교가 있을 수 있는 만큼, 확인해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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