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염홍철 대전시장 |
지난 2년 동안 여러 좋은 일이 있었다. 세종시 원안을 지켜냈고 과학벨트를 유치하여 지역 역량 확대와 경제발전의 기틀을 다졌다. HD드라마 타운, 효문화진흥원 등 국책사업과 더불어 많은 기업과 투자를 유치해 지역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많은 시정 성과 중에서 세계조리사대회를 빼놓을 수 없다. 세계조리사대회는 지난 5월 '한국의 손맛! 세계인의 입맛!'이라는 주제로 국내는 물론 아시아 최대 규모로 개최된 요리ㆍ음식 행사다. 글로벌 셰프챌린지, 한국국제음식박람회, 국제식품산업전, 특색음식경연대회, 아시아ㆍ오세아니아 소믈리에 대회, 세계요리문화체험행사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외 관람객에게 풍성한 먹거리, 볼거리, 즐길거리를 제공했다. 크건 작건 간에 어느 행사든 아무리 열심히 준비를 해도 미흡한 점은 늘 있기 마련이다. 세계조리사대회도 마찬가지다. 완벽하게 잘 치러냈다고 할 수는 없지만 비교적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먼저 한식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되었고, 우리 식품산업 육성과 요리업계 발전의 기틀을 마련한 것이 이번 대회를 통해 얻은 가장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당초 기대했던 35만 명을 훌쩍 뛰어 넘어 42만 명의 관람객이 대회장을 찾아 주었는데, 이는 두 가지를 시사한다. 요리와 음식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평소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확인했고, 이를 통해 음식이나 와인 등 먹거리를 주제로 한 축제의 성공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대전시에서는 세계조리사대회를 통해 얻은 경험과 교훈을 올해 10월에 열릴 푸드&와인축제의 성공적 개최로 승화시키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기존에 여러 축제가 있지만 나라 안팎의 많은 사람을 모이게 하고, 부가가치를 창출하기에는 주제와 내용면에서 다소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세종시 출범과 과학벨트 조성 등 대전의 위상이 높아진 만큼 대전이 국제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홍보마케팅 전략으로, 또한 돈을 벌 수 있는 종합문화 이벤트로 푸드&와인축제를 개최하게 되었다.
음식과 와인이 문화예술과 어우러지게 될 푸드&와인축제에 거는 기대는 크다. 먼저 대전이 한식과 와인, 우수한 전통주의 메카라는 점을 국내외에 인식시킬 수 있는 기회이며, 그로 인해 식음료 및 관련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이번 축제는 한식과 우리 와인의 세계화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관람객들이 다양한 외국음식을 접하면서 그에 대한 관심이 커지게 된다. 이는 최근 들어 빠르게 늘어가는 외국음식점 업계의 영업 활성화에도 어느 정도 보탬이 될 것으로 본다.
따라서 푸드&와인 축제는 대전의 국제적인 위상을 높이면서 직간접적인 경제유발 효과로 인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활력소가 되어 줄 것이다. 아울러 문화예술의 대중화와 시민의 생활 질 향상에도 기여할 것이다. 보르도 와인축제, 멜버른 음식와인축제, 캐나다 와인축제 등 유명한 식음료 축제의 공통점은 단순히 먹고 마시는 축제가 아니라 다양하고 수준 높은 문화예술 콘텐츠와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주제의 개성과 차별성에 관람객의 높은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뒷받침되어야 사람이 모이는 지역의 대표 축제, 돈을 버는 축제가 될 수 있음을 잘 알고 있고, 그에 대비해 누구나 유쾌하게 맛보고,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되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제 90여 일을 앞둔 푸드&와인축제의 성패는 대전시민의 관심과 참여에 달려 있다. 정작 우리의 관심과 참여는 저조한데 다른 지역이나 외국인들에게 참여를 호소할 수 없는 노릇이다. 푸드&와인축재가 대전을 대표하는 명품축제가 될 수 있도록 시민의 좋은 아이디어, 그리고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를 당부하고 싶다.
유난히 일찍 시작된 여름은 아직도 많이 남았다. 그 긴 여정에서 피할 수 없는 더위라면 더위에 맞서지 말고 벗하며 즐기는 것도 현명하게 여름을 지나는 지혜가 아닐까 한다. 모쪼록 시민 모두 건강한 마음으로 싱그러운 여름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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