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부동산실명제 비웃는 위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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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부동산실명제 비웃는 위반 사례

  • 승인 2012-07-05 19:18
  • 신문게재 2012-07-06 21면
세종시, 도안신도시, 노은지구 등의 아파트 분양에 '떴다방'이 설칠 때부터 예상은 했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들 지역에 부동산실명제 위반 사례가 집중됐다는 보도다. '부동산 실권리자 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부동산실명법)은 말 그대로 실제 주인인 실권리자 명의로 부동산등기를 하게 해 등기제도를 악용한 투기와 탈세, 탈법 행위를 근절하자는 법이다. 이 법의 위반 사례가 많다는 것은 불법거래와 세금포탈을 조장하는 범법행위가 횡행했다는 얘기다.

도안신도시와 노은지구를 품고 있는 유성구의 경우 부동산실명제 위반 건수가 42건이나 된다. 대전시에서 적발된 전체 건수(118건)의 3분의 1이 넘는다. 충남에서는 천안이 97건으로 가장 많았고, 당진도 68건으로 이 두 지역에 집중됐다. 서북부 개발집중지역에 부동산 투기 광풍이 불면서 투기세력의 움직임이 활발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불법임을 뻔히 알면서도 부동산실명제 위반 사례에 끊이지 않는 것은 “걸리지만 않으면 된다”는 인식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또한 집중단속 운운하며 엄포만 놓았지 상시적이고 체계적인 단속은 하는지 안 하는지 모를 당국의 안이한 태도가 이를 부추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그러니 이 법을 우습게 여기며 부동산투기에 나서는 사례가 줄을 잇고, 걸려도 재수가 없어서일 뿐 빠져나갈 사람은 이미 다 나갔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당장은 실명제 위반 사례에 대한 과징금 및 이행강제금을 철저히 징수해야 할 것이다. 강력한 법적 제재와 처벌만이 위법 행위를 막을 수 있다. 과세나 징수가 느슨해질 경우 실명제 위반 사례는 앞으로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특히 충남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실명제 과징금의 미납액이 80%에 달해 지적을 받았었다. 실명제가 유명무실하다는 비아냥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명제 과징금은 해당 시ㆍ군에 귀속돼 지방세수 증대에 도움이 되는 만큼 징수를 미룰 이유가 없다.

세종시나 국제비즈니스과학벨트 거점지구 및 기능지구, 충남 서북부 개발집중지역 등등 지역 곳곳엔 투기를 부르는 호재가 계속 대기하고 있다. 불법이나 투기가 더는 설치지 않도록 선제적이고 체계적인 단속을 지속적으로 벌여야 할 것이다. 일선 공무원들의 엄정한 법집행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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