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실명제 위반 '유성 최다'

충남은 천안이 97건 가장많아… 개발 호재지역서 극성

대전ㆍ충남지역에서 자신의 이름이 아닌, 차명(借名)을 사용해 부동산거래를 하는 등 부동산 실명제 위반이 개발 호재 지역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에선 유성구, 충남은 천안시에서 이 같은 부동산 실명제 위반건수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5일 대전시와 충남도에 따르면 부동산에 대한 실질소유자의 명의로 거래된 규모는 대전(2001~2012년 3월)과 충남(1995년 7월~2012년 3월)에서 각각 118건, 405건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전에서는 유성구 42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중구 31건, 서구 27건, 동구 13건, 대덕구 5건 순이다.

충남에서는 천안이 97건으로 부동산 실명제 위반건수가 지역 내에서 최대규모에 달했다. 당진 68건, 보령 34건, 연기 34건, 아산 31건, 서산 30건, 태안 26건, 공주 24건, 논산 23건, 금산 10건, 홍성 9건, 서천 7건, 부여 6건, 예산 5건, 청양 1건 순이다. 계룡은 위반사례가 없었다.

부동산 실명제는 차명을 통해 탈세와 탈법으로 부동산투기를 하던 것을 막겠다는 정부의 정책으로 1995년 7월 1일부터 시행됐다. 그동안에는 명의신탁을 통해 타인 명의를 사용해 등기할 수 있었지만 부동산 실명제로 전면 금지됐다.

하지만 대전충남지역에서의 개발 수요에 따라 부동산 실명제 위반의 쏠림현상은 두드러졌다.

대전 유성구의 경우, 그동안 노은지구를 비롯해 도안 신도시 등지에서 대규모 개발이 집중되면서 이를 노려 탈세 등을 하기 위한 투기세력의 움직임이 활발했던 것이다.

충남에서도 천안, 당진 등 서북부 개발집중지역에 대한 부동산 투기 광풍이 불어닥친 영향에 부동산 실명제 위반이 상대적으로 늘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실명제 시행으로 그나마 부동산에 대한 투명한 거래가 정착됐다”면서도 “그러나 적발되지만 않으면 된다는 식의 인식이 아직도 팽배한 만큼 개발로 인해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지역에서는 성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ㆍ충남도 관계자는 “타인의 명의로 부동산 거래에 나설 경우, 그야말로 탈세를 위해 불법을 자행하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역에서의 개발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부동산 실명제 불법에 대한 법원과 국세청의 감시망이 좁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