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름값이 다소 떨어지기는 했으나 수년간 고유가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해가 갈 수록 법망을 피해가기 위한 가짜 휘발유 제조·판매 업자들의 범죄 수법도 치밀해져, 계속된 단속도 무용지물이다. 유통 질서를 흐리는 불법 행위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대전·충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2010년 대전과 충남 지역에서만 모두 174건의 가짜 휘발유 제조·판매 행위가 적발돼 269명이 입건됐으나, 지난해에는 218건 적발에 406명 입건으로 그 수가 더 늘었다.
단속을 피해가기 위한 수법도 더 과감해져 과거 지하주차장 등지에서 은밀히 이뤄지던 판매 행위가 최근에는 한적한 변두리 지역의 폐공장이나 도심 주택가에 버젓이 공장을 차려 놓고 대량으로 판매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지난 4일 경찰에 붙잡힌 12명의 가짜 휘발유 제조·판매 업자 12명은 2010년 12월부터 지난 4월까지 금산군 추부면과 복수면의 폐공장 등 3곳을 임대해 450만ℓ에 달하는 가짜휘발유를 제조해 왔다.
이들이 이 기간 가짜휘발유를 판매해 취한 부당이득만도 55억원 상당에 이른다. 이 일당은 주로 대포차량으로 대전과 충남 일대를 돌며 소형 제조업체와 유사 휘발유 유통업자들에게 가짜 석유를 납품했다.
앞서 지난 4월에는 가짜 휘발유를 조직적으로 제조·판매한 일당 10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 역시 지난해 4월부터 1년 간 대전 동구의 주택과 계룡시의 개사육장에 제조설비를 갖추고 가짜 휘발유 180만ℓ를 제조·판매해 36억원 상당의 부당이익을 챙겼다.
이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사육장과 주택으로 위장한 공장에서 대형 저장탱크와 혼합용 모터 펌프 등을 갖추고 조직적으로 가짜휘발유를 제조·판매한 것으로 경찰조사에서 밝혀졌다. 또한 판매시에도 구매자가 차량을 일정 장소에 주차해 놓으면 직접 차를 끌고가 가짜휘발유를 주유하는 방법으로 신원 노출을 피해왔다.
가짜 휘발유 판매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일반 주유소에서도 여전히 가짜 석유가 버젓이 판매되며 유통 질서를 흐리고 있다.
한국석유관리원에 따르면 가짜 석유를 팔다 적발된 주유소가 전국적으로 7곳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무려 157곳이 적발됐다. 또 지난해 적발된 업소에는 충청권 주유소가 모두 29곳이나 포함됐다.
이는 전국적으로 수도권 다음으로 가장 많은 수치로, 충청권이 지리적 특성 상 차량 통행량과 외지 차량들이 많은 점을 악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