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기름유출 재판 정치쟁점 되나

박범계 “삼성에 면죄부 준 것” 비난… 대법관 청문회 공방 예고

▲ 박범계 의원

대법관 인사청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민주통합당 박범계(대전서을ㆍ사진) 의원이 태안 기름유출 사건 재판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고 나섰다. 당시 재판은 대법관 후보자인 고영한 후보자가 맡아 진행됐다.

박 의원은 5일 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대법관 인사청문청문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2009년 3월 열린 서울중앙지법 파산 1부(재판장 고영한)의 삼성중공업 손해배상 책임제한 결정은 궁지에 몰려 있는 삼성에게 조속히 면죄부를 주기 위한 개시결정”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총 피해자 12만 8000명, 피해신고 금액 3조 4000억원에 달하는 사상 초유의 사건이었지만, 재판부는 심문기일도 열지 않고 3개월 만에 졸속으로 책임제한을 결정했다”며 “사고 선박인 허베이스프리트호에 대한 대전지법 서산지원의 책임제한 결정이 1년의 시간과 2차 심문기일을 거친 것만 봐도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이어 “1997년 부산지법에 제기된 제1유일호 기름유출 사건은 피해자가 5841명에 지나지 않는데도 책임제한이 결정되는 데 3년 정도 소요됐다”며 “1989년 알래스카의 액손 발데즈호 기름 유출 사고에 대해 미국 재판부는 선주제한책임법이 있음에도 총 5조원의 손해배상과 징벌적 배상금을 선고했다”고 강조했다.

재판 때마다 논란이 됐던 '무모한 행위' 여부에 대해 박 의원은 “대법원 판결문에도 낡은 예인줄과 기상악화 상황을 예상해 선단의 구성 설비를 제대로 대비했는가 하는 문제점이 충분히 심리되지 않은 면이 있다고 명시돼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오는 10일 열릴 예정인 고영한 대법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태안 기름 유출 사건 판결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지적하고, 피해자 대표를 증인으로 불러 사안의 진실을 밝힐 계획이다.

오희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