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주영 문화부장 |
김신호 교육감은 거화취실(去華就實)과 침과대단(枕戈待旦)이란 고사성어를 들어 대전 교육의 방향을 제시했다. 안정화된 조직의 역량을 더욱 극대화하고 내실화를 기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화려함을 버리고 내실을 취한다는 뜻인 거화취실을 통해 김 교육감은 학생, 학부모, 교직원들에게 알찬 대전 교육을 주문했다.
올 초에 발표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초ㆍ중등에서 대전교육이 최상위권 성적을 냈고, 지난해 시ㆍ도교육청 종합평가와 학교급식 개선 종합대책 평가에서 전국 최고의 평가를 받았다. 또 전국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김 교육감은 외형보다는 내실을 기했던 것이 이러한 성과를 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후반기 2년은 침과대단(枕戈待旦)의 심정으로 대전 교육을 이끌겠다고 했다.
내실을 기해 큰 성과를 냈지만 방심하기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창을 베고 자면서 날 밝기를 기다린다'의 침과대단은 진나라의 유곤이 친구 조적에게 보낸 편지에서 유래됐다.
유적은 편지를 통해 “나는 창을 베개 삼아 잠을 자며 아침이 되기를 기다렸네. 하루라도 오랑캐를 몰아내는 것이 나의 소원이었다네. 또한 나는 늘 자네가 나보다 먼저 공을 세우게 되면 어쩔까 하고 고민하기도 했네”라고 했다.
이는 김 교육감이 유비무환의 자세로 항상 긴장을 늦추지 않고, 대전 교육을 챙겨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김종성 충남교육감은 전반기 2년을 되돌아보며 '정중동(靜中動)의 교육관'을 새삼 강조했다. 그는 “정(靜)은 고요하고, 맑아 부산스럽지 않은 내면적 상황이며, 동(動)은 변화하고, 느껴 진화하는 외연적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중동에는 조용함 속에서도 역동적이고 끊임없는 변화를 꾀하겠다는 뜻이 담겨져 있다는게 김 교육감의 설명이다.
김 교육감은 『맹자』에 나오는 고사성어'발묘조장'(拔苗助長)'을 예로 들며 정중동 교육의 중요성을 일깨워줬다.
송나라 때 어리석은 농부가 빨리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모내기한 논의 모를 뽑아 키를 키우고, 흐뭇해하는 농부의 말에 가족들이 가보니 벼들은 이미 말라 있었다는 것이다. 무슨 일이든 성급한 결과에 연연하면 일을 그르칠 수도 있다는 교훈을 주는 고사성어다. 김 교육감은 취임 당시 학생들의 학력이 전국에서 최하위권을 하루 빨리 벗어나기 위해 여러 구상을 했다고 한다. 그는 발묘조장하고 싶은 심정도 있었으나, 교육은 혁신적인 방법보다는 바람직한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급한 마음을 다스렸다고 회고했다. 지난 2년의 노력이 최하위권이었던 학력이 국가수준학업성취도에서 전국 최고의 향상도에 도달했고, 시도교육청 평가에서 1위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올해에는 대입수능시험에서 전년도 대비 전국 최고 향상도를 보이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육의 성과가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김 교육감은 '조용함 속에서의 조용함보다는 움직임 속에서 조용함이 있을 때 비로소 하늘과 땅을 관통하는 리듬이 나타난다'는 채근담(菜根譚)의 경구처럼 약동하되 부산스럽지 않게 조정하고 지원하겠다고도 강조했다.
후반기 2년을 맞는 교육감들의 각오는 남다르다. 학생, 학부모들도 양 교육감의 이런 교육 목표 설정을 반기는 모습이다.
그러나 학생, 학부모들은 보다 학교 단위에서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이면서 소박한 교육 행정을 원하고 있다는 점도 알아야 할 것이다. 학교 폭력이 사라지고 공부에서 찌든 학교 문화가 아닌 마음껏 뛰어노는 학교가 만들어지기를 바라고 있다는 점을 말이다. 또, 자신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고 칭찬을 받아서 자존감을 올릴 수 있는 학교 문화를 만들어주는 '행복한 학교'가 성큼 다가오길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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