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도안신도시의 '효과'만으로 대중교통 중심 교통체제 구축이 가능한 시점에 도래했다고 단정하기엔 다소 성급하다는 게 우리의 잠정적인 판단이다. 도로 환경이나 여건이 도안지역과는 다른 계룡로를 예로 들면 중앙차로제의 취약점인 유턴과 좌회전이 원활하지 못하면 전체 교통 흐름은 더뎌질 수가 있다. 기존 가로변 버스전용차로제로도 통행속도 개선의 여지가 있다면 굳이 중앙차로제 도입을 서두를 이유는 없다고 본다.
신도시와 달리 기존 도심처럼 유동인구가 많고 교통체계가 복합한 곳에서 대중교통 체계 전면의 변화를 주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 '버스 30대=승용차 1900대'와 동일한 수송능력을 지녔다면 '대중교통중심 도시 조성'이라는 방향은 맞다. 하지만 버스 속도 개선과 전반적인 교통정체 해소의 관련성에 대해서는 면밀히 따져보자는 것이다.
초기적 현상이지만 일부 다른 도시에서 중앙차로제를 도입해 도리어 심각한 정체 현상이 빚어진 사례가 없지 않다. 그중 현재의 P턴 구조는 교통량이 더 증가할 경우 병목 지역을 발생시킬 수 있다. 평소 교통체증이 유발되는 구간일수록 버스에 중요도를 부여하다 보면 다른 차량들이 주행할 도로는 그만큼 감소한다. 도로 활용도가 20~40% 정도 떨어진다는 분석도 참고할 가치가 있다.
계룡로 구간에서 실시하면 시내버스 속도가 41% 향상되는 대신 상대적으로 다른 교통 수단에는 속도 감소를 의미한다. 가령 편도 4차로에서 1차로를 버스전용으로 하면 2차로는 좌회전, 3차로는 직진 등으로 엉켜 교통 체증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 대전시내 승용차 이용률은 높다. 대중교통 이용률을 획기적으로 증가시킨다는 확신조차 없이 추진하다 문제가 발생하면 거둬들이는 식이 안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중앙차로제는 적어도 도안신도시에서는 웬만큼 정착했다는 데 이의를 달 생각은 없다. 하지만 편의성과 안전성, 에너지와 시간경제를 시내버스에만 적용할 수는 없다는 전제에서 문제점을 개선하고 보완하는 작업을 거쳤으면 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중앙차로제 활성화에 반대하지 않지만 기존도로의 효율적 운영 및 개선 방안을 강구한 다음 확대에 나서도 늦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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