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안 추억이발관 하태규씨 사진제공 |
지금이야 곳곳에서 최신식 냉동시설과 아주 다양한 얼음과자와 아이스크림을 맛볼수 있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매우 귀한 음식이었다. 기다란 나무젓가락에 얼려서 파는 아이스께끼를 손에 넣는 일은 어린이들의 한여름 꿈이었다. 아이스크림은 구경도 못하던 시절이었다.
도시 어린이들은 그런대로 아이스께끼를 맛볼 수 있었지만 시골아이들이 아이스께끼를 맛보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였다. 도시에는 아이스께끼 통을 메고 팔러 다니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시골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어쩌다가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엿을 파는 엿장수처럼 자전거에 아이스께끼통을 싣고 나타나서 아이스께끼~~♬~ 얼음과자~~♬~를 외치면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를 어린아이들이 벌떼처럼 몰려들어 아이스께끼통을 에워싸고 침을 삼키곤 했다. 아이스께끼를 사먹을 준비가 된 아이들은 자랑스럽게 아이스께끼를 사서 뽐내고 먹을 수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들은 아이스께끼를 손에 넣기 위해 할머니, 할아버지는 물론 엄마, 아빠, 누나, 형들을 찾아서 졸라대곤 했다. 당시만 해도 아이스께끼 장수는 엿장수처럼 병이나 깡통, 헌 고무신, 고철, 심지어는 값비싼 마늘이나 쌀, 보리 등 곡물을 가져와도 아이스께끼로 바꿔주곤 했다. 이러한 물건들을 부모님 몰래 가져다 아이스께끼와 바꿔먹고 야단을 맞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동심의 세계에서 일어났던 서글프지만 아름다운 추억의 한 장면이었다. 그래도 아이스께끼를 구하지 못한 아이들은 아이스께끼를 가진 친구들을 따라다니며 한입씩 얻어먹기도 했다.
아이스께끼가 하드로 하드가 아이스크림으로 발전하고, 비닐봉지에 담아 팔던 미지근한 어름물이 여러 가지 음료수로 바뀌어 왔다. 아이스께끼를 친구들과 나눠먹던 추억을 떠올리면 웃음이 절로 난다. 올여름 무더위도 이 웃음에 실어 날려 버렸으면 좋겠다.
정동찬ㆍ국립중앙과학관 전시개발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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