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집 앞에서 또래애들에게 돈을 뺏길 뻔 했어요. 신고사항 아닌가요?”
지난달 17일 개소한 '117학교폭력신고센터'에 신고 및 상담 전화가 폭주하고 있다.
2일 대전지방경찰청 117센터에 따르면 개소 이후 지난 2주간 모두 704건의 전화 상담이 이뤄졌으며, 이 중 173건(25%)의 실제 학교 폭력 신고가 접수됐다.
▲ (자료DB 사진) 서구 한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한 학생을 7.8명의 학생들이 폭행 |
또 이 가운데 26건은 실제 수사로 이어져 관할경찰서에서 조사 중이다.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신고 내용 중에는 학내 폭력 피해와 현금 갈취가 22건으로 가장 많고, 협박과 음란성 문자 등에 의한 고충 신고 4건이 포함됐다.
전체 신고·상담자 중에는 초등학생이 약 70% 정도로 가장 많고, 학부모의 상담도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시간대 별로는 오후 1~5시 사이 상담 전화가 가장 많으며, 오전 시간에는 학부모 상담이 주로 이뤄지고 있다.
117센터 관계자는 “서울센터에서 통합 운영되던 신고센터가 지방청에 개설된 이후 상담·신고 건수가 크게 증가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개설 소식이 알려지면서 그동안 자신이 겪은고통을 털어놓기 어려웠던 학생들이 전화를 이용해 센터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센터 개소 이후 실제 학교 폭력과 무관한 일반 상담 및 장난 전화도 함께 늘고 있는 추세다.
개소 이후 대전 117센터에 접수된 704건의 전화 중 500여 건이 여타 상담전화 번호 문의 및 장난 전화 등 센터 업무와 무관한 것들이었다.
센터 관계자는 “학교 폭력을 방관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신고해 달라”면서도 “정말 중요한 상담이나 업무에 차질이 없도록 불필요한 상담은 신중히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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