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건 놔두고라도 과학기술부는 '작은 정부'의 카드 하나로 이리저리 개편해도 좋은 부처가 아님이 지난 4년 간 충분할 만큼 경험했다. 현행 교육과학기술부 체제는 과학 현안이 교육에 치여 소외되는 등 연구개발 정책과 혁신역량 전반에 득보다 실이 많았다. 국회 상임위마저 교육이 우선이고 과학기술은 뒷전이었다. 이 이상의 위상 위축을 막으려면 부처 '더부살이'부터 끝내야 한다는 결론이다.
사실상의 과기부 부활이라고도 했던 국가과학기술위원회를 아무리 상설 기구화해도 과기부 기능을 대신할 수는 없음은 명백해졌다. 역시 1967년 과학기술처로 출범한 이래 경제성장의 결정적인 기틀을 제공했던 과학기술부 복원이 최선의 답이다. 단, 어떤 형태로든 분리가 확실하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분리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문제는 그 방식인데, 특히 과학기술정책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땜질식 임시 처방으로는 안 된다. 첫째는 예산정책 기능과 재정정책 기능, 즉 정책과 예산의 연계 운영이 보장돼야 할 것이다. 둘째는 과학기술 발전에 장관급 과기부 체제로 과학정책을 이끄는데 힘에 부친다면 참여정부 때처럼 과학부총리 신설도 마다할 이유가 없다. 민주통합당 이상민 의원이 대표 발의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에도 비슷한 내용이 들어 있다.
일부에서 대안으로 고등과학부, 과학기술통신부, 과학기술혁신부 등도 제시하지만 좋은 방향은 아니다. 이공계 관련 부처와 과기부를 묶어 여러 갈래로 나누다 보면 과학보다 산업 쪽으로 치중돼 교과부 시절의 과학 홀대 논란이 또다시 불거질 소지가 있다. 과학기술 정책의 실효성 측면과 국가 과학발전에 얼마나 기여하느냐가 판단 기준이어야 한다.
그러자면 단순한 과학기술 전담 부처 부활만으로는 안 된다. 정책과 예산은 물론이고 미래 전략과 연계시킨 과학기술 행정시스템으로서 손색이 없어야 한다. 최소한 참여정부 시절보다 위상과 역할이 강화된 과학기술부여야 한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제대로 된 과기부 부활은 대덕특구가 있고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가 들어서는 충청권의 중대 관심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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