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현진 [뉴시스 제공] |
'괴물' 류현진이 올 시즌 종료 뒤 구단 동의하에 '꿈의 무대' 메이저리그 진출 자격을 얻은 가운데 한화이글스의 속내가 무엇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06년 드래프트 2차 1라운드에서 한화에 지명된 류현진은 올 시즌이 끝나면 프로 무대에서 7시즌을 소화하게 된다.
이는 한ㆍ미선수계약협정에 따라 이적료 형식인 최고액을 써낸 메이저리그 구단에 독점 계약협상권을 주는 포스팅시스템 응찰 요건이 된다. 이 제도는 9년을 뛴 선수가 얻는 권리인 FA(자유계약신분)보다 앞서 해외 진출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포스팅시스템에서는 해당 선수 소속 구단이 이적료를 받아들이거나 거부할 수 있어 사실상 선수의 해외 진출 전권을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류현진의 미국 진출 의사가 강한 것을 감안할 때 이에 대한 한화의 속마음이 궁금해진다.
한화는 아직까지 '괴물'의 해외진출 가부 여부를 결정한 바는 없다. 하지만, 구단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두 가지 큰 원칙은 세운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헐값에 절대 넘기지 않고 '팬심'을 고려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모 관계자는 최근 기자와 만나 “류현진이 헐값으로 해외에 가는 것은 본인이나 구단, 또 한국 프로야구에 좋지 않다”고 못을 박았다. 푼돈으로 영입한 선수에게는 출전기회를 제대로 주지 않는 메이저리그 문화를 고려한 견해다. 우리나라 대표 에이스인 류현진이 홀대를 당해선 안 된다는 배려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특급대우에는 못 미치더라도 터무니없는 제시액에는 꿈쩍 않겠다는 것이 한화의 계산이다.
이 관계자는 또 류현진의 해외진출과 관련해 “한화 팬들과 연고지 지역민의 여론이 반영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정권은 구단이 쥐고 있어도 '팬심'을 무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최근 수년간 하위권을 맴돈 한화의 재도약을 위해 류현진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여론이 우세하면 '괴물'을 타 구단에 내주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편, 류현진은 올 시즌 12경기 선발로 나와 2승 3패 평균자책점 3.12, 통산 91승 46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4를 기록 중이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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