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여는 법원' 국민참여재판 확대

대전지법, 내달부터 형사합의부 전체사건으로… 그림자배심원제도 적용 배심원 다수 양형의견 존중… 부인살해男 징역 7년

다소 폐쇄적으로 여겨졌던 법원의 재판 과정이 달라지고 있다.

법원이 국민참여재판을 확대하고 그림자 배심원제를 운영하는 등 개방폭을 넓혀가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대전지방법원에 따르면 다음달 1일부터 합의부 관할 사건 중 일부 중범죄에만 적용됐던 국민참여재판 대상이 합의부가 관할하는 형사재판 전부로 확대된다.

이는 국민의 사법참여 기회를 확대함으로써 사법 민주화와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조치다.

이에 따라 대전지법은 다음달 3차례의 국민참여재판을 계획하고 있으며, 이들 재판에는 그림자배심원제도 함께 적용할 예정이다.

그림자배심원제는 국민참여재판의 활성화와 사법부 신뢰 회복을 목표로 지난해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대전지법에서는 지난해 말 첫 실시된 이후 올해 그 실시폭이 확대됐다.

그림자배심원은 국민참여재판의 정식 배심원과 별도로 재판 과정을 지켜본 뒤 유·무죄에 관한 평의·평결 및 양형 의견을 내지만 평결 과정이 공개되고 실제 판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지난 25일과 26일 이틀 간에 걸쳐 대전지법에서 실시된 국민참여재판에서는 부인을 때려 숨지게 한 피의자에 대해 배심원단 다수의 양형의견이 그대로 받아들여져 피고인에게 징역 7년의 중형이 선고되는 결정이 내려지기도 했다.

해당 사건은 피고인 최모(41)씨가 자신과 다툰 후 집을 나갔다 돌아 온 부인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이다.

이 사건과 관련해 대전지법은 피고인의 신청에 따라 국민참여재판을 실시, 7명의 배심원이 참여한 가운데 이틀에 걸친 심리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배심원단은 피고인에 대해 전원 유죄 판단을 내렸고, 이 중 4명이 징역 7년, 3명이 징역 5년의 양형의견을 제시해 재판부가 다수의견을 존중, 징역 7년 형이 선고됐다.

이종섭 기자 nom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