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특별자치시가 무늬만 명품도시로 남지 않기 위해서는 제2수도로서 기능을 완성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15년까지 36개 중앙 행정기관 이전과 16개 국책 연구기관 이전,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기능 지구 편입, 국토 중앙에 위치한 지리적 접근성 등 기본 전제조건은 이미 갖췄다. 또 조달청과 관세청, 중소기업청, 병무청, 산림청, 통계청, 특허청, 국가기록원 등 정부대전청사 입주기관을 포함하면, 사실상 행정의 중심지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하지만 청와대와 국회 등 핵심 권력기관을 비롯해 행정안전부와 외교통상부, 특임장관실, 법무부 등이 빠진 이전이다 보니, 여러가지 문제점을 예고하고 있다.
국가행정의 비효율성이 그 핵심이다. 지방 자치단체와 공기업 입장에서는 서울과 세종을 동시에 오가야하는 번거로움이 발생하고, 세종시 입주 기관 종사자 역시 국회 일정 등으로 서울을 왕복해야하는 불편함을 예고하고 있다.
이는 세종시를 흔들려는 소위 수도권 기득권층의 빌미를 주는 요소이기도 하다.
실제로 최근 차기 정부의 조직개편안이 나올 때까지 이전 시기를 늦추자는 의견은 이 같은 흐름에서 이해할 수있는 대목이다.
행정수도 이전안이 위헌 판결 후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수정되면서 나타난 결과이기도 하다.
이제는 더이상 세종시 건설의 역사적 대의를 거스를 수 없게 됐고, 오는 9월부터 중앙 행정기관의 이전도 기정사실화된 상태다.
청와대와 국회 등의 분원 설치가 국가 균형발전과 수도권 과밀화 해소라는 건설 취지를 살리고 국가행정의 비효율을 막기위한 유일한 대안으로 주목받는 점도 이 때문이다.
예정지역 중심으로 명실상부한 제2수도로 육성함을 전제로, 연기군과 청원군 부용면, 공주시 3개면 등 편입지역과 상생발전 과제 도출도 핵심 과제로 남아있다.
예정지역에만 2030년까지 국비 22조5000억원이 투입되면서, 예정지역 블랙홀 현상 및 편입지역 공동화 우려가 거세게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세종시청 및 교육청 청사의 편입지역 이전 논란과 과학비즈니스벨트 핵심사업인 과학비즈니스(SB) 플라자의 편입지역 배치 의견 등은 이를 반증하는 모습이다.
중앙 공무원과 국책 연구원, 원주민, 편입지역 주민, 타 지역 이주자 등 다양한 계층ㆍ지역이 혼재된 시민간 조화로운 공동체 구성도 세종시에 당면한 숙제다.
첫마을 아파트의 경우 벌써부터 중앙 공무원과 원주민, 임대 및 분양 아파트 거주자간 어색한(?) 동거가 입주자 회의에서부터 불거지고 있는 모습이다.
세종시 출범 준비단 관계자는 “국무총리실을 중심으로 세종시 중장기 발전방안이 제시된 만큼, 이 틀 안에 핵심 과제를 담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충남도 관계자는 “세종시 중장기 발전안이 제시됐지만, 여전히 뜬구름잡는 방안이라는 인식을 지울 수없다”며 “지역 정치권 및 시민사회단체 등을 중심으로 세종시의 위상을 내실화하고, 인근 지역과 상생할 수있는 방안을 찾아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희택 기자 nature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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