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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김모(40)씨는 개인정보가 어디서 유출됐는지 하루가 멀다 하고 시중은행을 사칭한 불법대출문자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하루에 많게는 3~4건에 달하는 스팸문자 때문에 스트레스까지 쌓이는 등 업무까지 방해받고 있다.
김씨는 “하루에도 몇 건씩 날아드는 스팸문자 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다”며 “어디서 휴대폰 번호를 알았는지 한 곳이 아닌 여러 곳에서 스팸문자가 오고, 스팸처리를 해도 또 다른 번호로 문자가 와 휴대폰 번호를 바꿀 생각도 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불특정 다수의 휴대전화에 시중은행을 사칭한 대출문자를 보낸 뒤 이를 미끼로 금융정보를 빼내 돈을 인출하는 범죄로 이어지는 사례가 속출하는 것이다.
또 시중은행에서 보내는 계약자 변경, 연체통보 등 실제 중요한 정보들까지 고객들이 스팸으로 착각하고 삭제하는 경우도 발생하는 등 부작용이 연쇄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직장인 최모(33)씨는 “휴대폰에 스팸문자가 많이 와 정작 필요한 문자도 스팸인줄 알고 삭제해 낭패 보는 경우도 있다”며 “어떻게 연락처를 알고 문자를 보내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금융 당국은 이에 대한 대응을 하고 있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한 관계자는 “시중은행과 더불어 금감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이나 불법대출문자까지 기승을 부려 골머리를 앓고 있다”며 “현재 스팸문자 등에 대해서는 정확한 대책이 나온 건 없고 상황에 따라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피해사례가 많은 해외에서 보내는 스팸문자는 대부분 차단한 상태지만 국내에서 보내는 스팸문자는 적발하기가 쉽지 않다”며 “시중은행이 불특정 다수에게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대출을 권하는 경우는 없는 만큼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병주 기자 can7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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