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집중형 에너지 공급시스템을 분권형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지난해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전력난으로 탈핵과 에너지 정책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주장이다.
대전충남녹색연합 주관으로 26일 대전시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대전시 에너지정책 전환 모색' 토론회에서 이유진 에너지기후변화정책연구소 기획연구위원은 “지역에서 에너지 절약과 에너지 효율 향상을 전제로 정책을 수립하고 직접 에너지를 생산해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는 것이 에너지 위기 시대의 중요한 과제이자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이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이 연구위원은 이어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탈핵과 에너지 정책의 변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고, 재생가능에너지의 역할이 중요해 지고 있다”며 “지역의 자체적 에너지 생산과 소비는 화폐적 순환으로 장기적인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우리는 핵발전 등에 대해 지자체나 주민들이 의견을 제시할 수 없고, 에너지 정책 자체가 모두 중앙정부에 의해 결정된다”며 “에너지 위기가 중앙 정부의 정책 실패에서 기인하고 있는 만큼 지자체에서 에너지 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할 수 있도록 권한을 보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의 이러한 주장은 핵발전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에도 국가에너지 기본계획 상 원전 확대 등이 계획되고 있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로, 이날 토론회에서는 서울시의 '원전 1기 줄이기' 정책과 기초자치단체의 탈핵에너지전환 선언 사례가 소개됐다.
서울시는 최근 원전 1기 줄이기 정책을 수립, 2014년까지 원전 1기에서 생산되는 전력량을 절감하고 2020년까지 전력 자급률 20%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에너지 절감 운동을 펼쳐가는 동시에 도심에 태양광발전소와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설치 등을 준비하고 있다.
또 서울 노원구를 중심으로 한 전국 45개 기초자치단체는 탈핵에너지 전환을 위한 지방자치단체 모임을 구성하고, 지난 2월 탈핵에너지 전환 도시 선언을 발표 했다. 이들 지자체는 원자력 중심의 중앙집중형 에너지시스템을 신재생에너지 중심의 지방분산형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에너지 정책 전환을 위한 공동 실천을 준비하고 있다.
대전과 충남에서는 유성구와 논산시ㆍ서천군이 이 선언에 참여했다.
이유진 연구위원은 이러한 움직임 대해 “정부 에너지 정책에 자치단체가 다른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정책적 전환에 있어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종섭 기자 nomad@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