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홍성군 장곡면 대현2리 마을회관 인근 지하수 관정개발 현장. 104년 만의 최악 가뭄이 충남지역을 강타한 가운데 관정 개발업체 직원 5명과 마을주민들이 30℃를 넘는 무더위도 잊은 채 농업용수로 쓰일 관정 개발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들은 전날 오전 8시부터 이날 현재까지 18시간째 관정개발 작업 중이다.
지하수 시추 장비가 굉음을 내며 힘을 높이자 붉은색 흙탕물이 땅 위로 쏟아졌다. 얕은 층의 지하수다.
지하 암반을 뚫고 내려간 깊이만 90m 정도. 앞으로 수십 미터는 더 파야 안정된 지하수를 공급받을 수 있다고 한다. 관정개발은 90% 이상 성공한 셈이다.
이곳의 관정 규모는 하루 용량 90t 이상으로, 개발이 완료되면 주변지역 5㏊의 논과 밭에 농업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게 된다. 관정개발에 투입된 예산은 2000만원 안팎이다.
관정개발업체 대표 신경수(61)씨는 “마을주민들의 농업용수로 쓰일 관정 개발에 성공해 기분이 뿌듯하다”며 “저녁 8시까지 관정개발을 마치고 양수기 연결까지 끝마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25가구가 살고 있는 이 마을은 모내기를 완료한 상태지만, 가뭄이 계속돼 농업용수로 쓰이던 소류지가 한 달 전부터 말라붙어 지하수 관정개발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소류지는 현재 준설작업이 한창이다.
그나마 규모가 큰 인근 마을의 행정저수지도 점차 바닥을 드러내 농업용수 공급이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마을이장 염주영(72)씨는 “심각한 가뭄으로 걱정이 많았는데, 지하수 관정 개발로 한시름 덜게 됐다”며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할 따름”이라고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이 마을과 같이 극심한 가뭄으로 도내 곳곳에서 농업용수 공급을 위한 지하수 관정 개발이 한창이다.
이날 현재 470개의 관정 개발을 완료했으며, 68개는 개발진행 중이다. 또 하상굴착 519곳, 가물막이 207곳, 간이양수장 116곳, 준설 41만5443㎥ 등도 마무리 했으며, 장비 5575대, 인력 1만7627명이 투입됐다.
이와 함께 5월 이후 강수량 저조로 도내 저수율은 20%대 중반까지 떨어졌다.
이날 현재 도내 평균 저수율은 26.5%로 집계됐다. 보령댐 22.4%, 삽교호 36.3%, 대호호 -5.2%, 예당지 14.2%, 간월호 41.3% 등이다.
931개 저수지 가운데 179곳이 고갈됐고, 30% 이하 346곳, 30% 이상은 406곳으로 나타났다.
홍성=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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