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천안시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한 달간 산하 103명의 사무관급 이상 공무원을 대상으로 '천안시 고위직 청렴도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여론조사 기관인 H리서치에 28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의뢰했다.
조사는 지난 1년 동안 사무관 이상 간부공무원들의 처신에 대해 부하직원과 동료, 민원인 등 25명씩을 무작위로 추출, 이메일을 통해 여론조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설문 일부가 민원인들이 제대로 알 수 없는 내용이거나 동료직원들이 신분노출을 감수하면서 답변하기 어려운 내용으로 온정적으로 흘러 현실성을 잃고 있다.
실제 민원인 외부설문조사 3번 항목은 '관리자로서 업무책임을 회피ㆍ전가하지 않고 주어진 업무를 능동적ㆍ적극적으로 수행한다'는 내용은 단기 민원인이 평가하기에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5번 항목은 '직무와 관련해 내부직원에게 금품, 상품권, 전별금 등을 요구하거나 받지 않는다'는 항목은 외부인이 알 수 없는 내용을 묻고 있다.
경조사는 직원들에게 인터넷을 통해 공지하는데도 8번 질문항목을 통해 '경조사 통지가 금지된 업무 관계자에게 이를 통상하거나 통지를 지시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넣었다.
9번 질문 역시 '하위직원 및 외부 업무관계자 등과 금전거래를 하거나 도움을 받는 등 부적절한 금전관계를 맺지 않는다'는 내용은 민원인이 제대로 알 수 없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공무원대상 질문에서도 내부적으로 공지하는 경조사까지 '직원들에게 통지하느냐'고 묻고 있어 현실성 없는 질문으로 지적되고 있다.
설문참여 시 일부 공무원들은 “인터넷 이메일을 통한 신분을 드러내놓고 동료를 비난하기는 어려워 온정주의나 자화자찬이 우려된다”며 “민원인 설문내용도 정확성이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시 관계자는 “리서치 업체와 국민권익위원회 설문조사를 모델로 참고했다”며 “당사자들에게 평가결과를 개별통보해 공직생활에 참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천안=맹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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