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초대석] 세종시 성공안착은 균형발전에 달렸죠

[중도초대석] 세종시 성공안착은 균형발전에 달렸죠

운명같은 짧은임기, 더 열심히 뛰어야할 이유… 편입지역과의 상생…시책으로 구체화 할 것

  • 승인 2012-06-26 14:19
  • 신문게재 2012-06-27 11면
  • 대담=김형중 지방부장(부국장)ㆍ정리=김공배 부장(연대담=김형중 지방부장(부국장)ㆍ정리=김공배 부장(연
[중도초대석]세종시 초대 수장 유한식 시장

▲ 사진=이민희 기자
▲ 사진=이민희 기자
세종시 출범이 눈 앞에 다가왔다. 그렇다보니 세종시를 이끌어 갈 세종시장에 쏠리는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마라톤 마니아인 유한식(63ㆍ사진) 세종시장을 최근 그의 집무실에서 만났다. 아직은 청사가 없어 선거사무실이었던 곳을 쓰고 있다. 그는 매일 아침 근처 학교 운동장을 10㎞씩 뛴다. 운동장을 40바퀴 정도를 뛰면서 생각하고 자신과의 싸움을 가장 먼저 시작한다.

그의 일과는 이렇게 시작된다. 에너지가 넘치는 유 시장은 7월 1일 세종시 출범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세종시가 무사히 출범하기 위해서는 균형발전이 가장 중요하단다. 그래서 균형발전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통합도시계획을 다시하면서 주민화합을 모색하고 있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 좌우명인 그는 직원들에게 항상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고 변화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주문한다. 경영철학도 최선을 다하는 사람을 중용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는 늙어서도 봉사할 수 있는 물리치료학에 대한 공부를 아직도 하고 있으며 홍익대 산업대학원 경영정보학과에도 재학중으로 공부에 대한 열망이 높다. 『일본 전산이야기』란 책처럼 불황을 이겨가는 내용의 책을 즐겨 읽는 그는 '이정표없는 거리'가 애창곡이다. 소주반병이 주량이다. 마라톤에서 보여지 듯 숨이 목까지 차올라도 올바른 길이면 가는 강인함도 갖췄다. 그의 어린시절과 성장기를 거쳐 세종시장에 당선돼 취임을 앞두기까지 인생여정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연기군 서면 북촌리에서 6남매 중 넷째 아들로 태어났다. 집안사정은 농사지어서 먹고사는 정도였다. 그 시절 다 그랬듯이 1시간을 걸어서 초등학교에 다녔다. 보릿고개도 수없이 넘겼고 고행의 길이었다. 당시에는 모든 사람이 겪는 것이었다.

유 시장의 어린 시절 첫 번째 위기가 찾아온다. 초등학교 2학년 때 가정형편이 급속도로 나빠졌다. 당시 술을 좋아하셨던 작은아버지가 운수업을 하다가 크게 실패를 했다. 그 때 할아버지가 아버지에게 “동생하고 먹고 살아야하니 운수업을 하라”고 권유해 동생이 하던 운수업에 뛰어 들었지만 그마저도 얼마 가지 못해 큰 사고 등으로 다시 망하게 됐다. 정말 빈털터리가 됐다.

식구들의 끼니가 걱정된 어머니께서 그 때부터 행상을 하게 된다. 미역, 새우젓을 머리에 이고 다니면서 보리쌀하고 바꿔서 간신히 끼니를 이어갔다. 어머니는 훌륭하셨다. 장사를 갔다 오셔서 우물물을 많이 드시는 것을 봤다. 한참 후에 안 일이지만 그 물이 한 끼 식사였다는 것을….

“아무리 어려워도 어렵다는 이야기를 하신 적이 없어요. 정말 강직하신 분입니다. 어려워도 구차하게 사는 모습 조차도 남에게 보이지 않으려하셨어요. 다들 그렇겠지만 나에게 어머니는 평생을 두고 효도해도 애틋함이 남아있는 그런 분입니다.”

가난과 함께 중학교 시절의 고생은 이어진다. 조치원중 2학년때 내를 두번 건너야 학교를 가는데다 형님이 대전공전을 다녀 통학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그래서 조치원중학교 옆에서 방을 얻어 형과 함께 자취를 하게 된다. 형을 위해 밥을 하는데 쌀도 없고 간신히 밥을 한 그릇 해서 형님을 드리고 나면 먹을 것이 없었다. 그래서 솥에다 다시 물을 붓고 끓여 먹는 등 정말 배가 고팠다. 그 때부터 배고파서 구부리고 자는 것이 습관이 됐고 지금도 그 자세가 편하다. 한번은 5월쯤 어느날 옆집 아주머니가 청호밀을 빻아서 밀기울을 가지고 수제비를 해줬는데 얼마나 맛있게 먹었는지 아주머니가 너무 예뻐 보였다. 아니 천사 같았단다.

중학교 졸업당시 유 시장의 인생에서 두 번째 고비가 찾아온다. 법관이 꿈이었던 유 시장은 공부만큼은 정말 잘했지만 돈이 없어서 당시 대전공전을 가려고 준비중이었다. 하지만 이 학교마저도 돈이 없어서 못갈 형편이었다. 발목을 잡는 것은 학비였다. 가난의 굴레를 벗지 못했던 유 시장은 고등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마련한다. 어린 유 시장은 각 고등학교 교장선생님에게 편지를 쓰게 된다. 내용은 역시 일을 하면서 학교에 다니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모든 학교에선 '묵묵부답'. 그때 담임선생님께서 가정교사자리를 구해 줄테니 학비 걱정말고 대전고를 진학하라고 권유했다. 당시 시골학교에서는 대전고를 1명 보내면 잘하는 학교였다. 그래서 대전고에 합격해서 다니게 됐다. 이때부터 뛰기 시작했고 마라톤이 시작됐다. 하고자하는 일을 자신과의 약속을 해서 꼭 지킨다는 생각에서 마라톤을 도전하게 됐다.

▲ 평소 마라톤을 즐기는 유한식 시장이 마라톤 동호인들과 지난 1월 열린 세종시 성공적인 출범을 염원하는 연기군 종단 이어달리기(금남~소정면) 10개 구간 총 42.195㎞를 달리는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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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 마라톤을 즐기는 유한식 시장이 마라톤 동호인들과 지난 1월 열린 세종시 성공적인 출범을 염원하는 연기군 종단 이어달리기(금남~소정면) 10개 구간 총 42.195㎞를 달리는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유 시장의 가정교사인생도 시작됐다. 하지만 유시장은 그때 가정교사를 한 것이 실수였다고 한다. 왜냐하면 당시의 가정교사는 지금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열악했다. 밥먹여주고 학비대주는 것이 고작이었다. 가정교사는 8년간 지속됐다. 고교 3년간 계속 가정교사를 했고 재수와 대학에 진학해서도 가정교사는 이어졌다.

고등학교 3학년 때 공부를 하고 싶은데 가정교사 때문에 공부가 잘 되지 않았다. 유 시장은 돈이 없어서 사립대학교는 꿈도 꾸지 못했다. 담임 선생님은 당시 1회모집였던 충남대 의대를 권유했다. 고집으로 결국 서울대를 응시했지만 실패를 했고 재수를 하게된다.

재수할 학비를 벌기위해 가정교사를 계속했다. 연ㆍ고대를 봐도 붙을 실력이었지만 학비가 다시 발목을 잡아 충북대에 가게 됐다. 유 시장은 그때를 회상한다.

“어려워도 불만이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철이 빨리 들면 출세를 못한다는 생각을 했다. 왜냐하면 가정형편을 생각하지 않고 연ㆍ고대 등에 갔으면 더욱 힘들었겠지만 나에게는 새로운 세상이 열렸을 것으로 생각한다.”

유 시장이 농대를 선택한 것은 장학금과 정부시책 때문이었다. 당시 정부에서 축산진흥책을 쓰고 있어서 농대를 가게 됐다. 가장 컸던 5ㆍ16장학금을 받았고 전교수석으로 졸업한다. 학교에서 '조교'직 제의로 기다리고 있었지만 정부의 긴축정책으로 조교자리가 취소됐다. 졸업당시 농대 다닌 것이 약간의 후회도 되고 해서 고시공부를 위해 상경한다. 하지만 가정교사를 하면서 고시공부를 한다는 것이 처음부터 잘못된 생각이었다. 방황의 시간이 흘렀고 우여곡절 끝에 농촌지도소에 입문을 했고 이후 연기군농업기술센터소장으로 부임이후 연기군수에 도전하게 된다.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비결이 있었는지에 대한 물음에 유 시장은 웃으면서 별거 없었다고 한다.

“학교가는 시간이 오솔길로 1시간 이상을 걸어가야 한다. 암기하는 것은 걸으면서 다 외웠다. 암기는 자신있었다. 영어 단어도 엑센트까지 다 외웠다. 걸으면서 하는 암기가 효과가 좋은 것 같다.”

유 시장의 인생 중 선거는 필연인 것 같다. 가장 짧은 군수와 시장을 하게 되는 등 역사적으로도 보기 힘든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가장 짧은 임기의 군수를 2대에 걸쳐 하고 세종시장에 당선됐다. 2008년10월 연기군수 보궐선거로 당선돼 잔여임기인 1년8개월여를 했다. 다시 민선5기에 당선됐지만 연기군이 세종시 잔여지역으로 포함되면서 임기도 채우지 못했다. 결국 3년여만에 2대에 걸친 민선 군수를 마쳤다. 또한 세종시장도 역시 짧은 기간(2년)을 하고 다시 시장선거를 치러야 한다.

선거 중 매번 힘들었지만 세종시장 선거가 가장 힘들었다고 한다. 흑색선전이나 유언비어 유포는 도를 넘었고 세종시청사 이전 책임을 전가하거나 선거전략으로 악용당하기도 했다. 또한 SNS를 통해 범법사실이 있는 것처럼 무차별적으로 유포하는데 힘들었다고 한다.

인생중에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대한 물음에 유 시장은 침통해 했다.

“정말 뼈에 사무치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군수 출마당시 일부 사람들이 '돈이 없는 사람이 왜 출마를 하느냐'며 말렸다. 하지만 군수하는 것이 왜 돈이 들어야 하냐면서 출마를 했다. 무소속으로 연기군수에 첫 출마해 실패했다. 정말 힘들었다. 하지만 '진인사대천명'을 운명처럼 받아들였다. 그후 연기군수보궐선거, 연기군수, 세종시장 등의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선택해준 군민ㆍ시민들이 고맙다.”

유 시장은 세종시에 대해 5대 권역별 발전전략을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할 사업으로 꼽았다.

세종시는 당초 계획과 달리 연기군 전역과 충북 청원, 공주시 일부를 포함해 하나된 세종시로 출범한다. 세종시 건설지역은 정부예산 8조5000억원, 사업시행자 14조원 등 22조5000억원의 건설비용을 투입해 계획된 도시로 건설되고 있지만 편입지역에 대한 발전계획이 마련되지 않았다. 세종시 전체를 통합하는 도시계획을 수립해 권역별 특성에 맞는 개발정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세종시 출범후 우선적으로 통합도시계획을 수립해 행정타운이 들어서는 예정지와의 균형발전시책을 구체화시켜 나갈 계획으로 있다. 5대 권역별 발전전략은 우선 조치원읍을 공공기관 핵심시설, 핵심상권, 교육연구기능으로 하고 동면ㆍ부용면은 첨단산업, 물류유통으로 할 방침이다. 또한 남면ㆍ금남ㆍ반포면은 행정과학중심, 도로망 확충으로 하고 서면ㆍ의당면ㆍ 장기면은 근교농업, 레저복합도시로 만든다. 어어 전의ㆍ 전동면ㆍ소정면은 복합산업 및 문화관광도시로 꾸민다.

세종시를 어떤 도시로 만들고 싶냐는 질문에 유 시장은 예정지와 편입지역의 균형발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가행정의 중심기능을 수행하게 되는 세종시 건설은 수도권과밀화 해소, 국토균형발전이라는 큰 철학에서 시작된 국가 백년대계 사업이다. 따라서, 세종시가 당초 목적대로 건설되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세종시 정상건설 기반조성과 예정지와 편입지역간의 균형발전, 시민의 삶의 질 향상에 모든 시정역량을 기울일 방침이다.”

유 시장은 세종시 세수확보에 대해 제도적 보완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세종시 건설에 투입되는 정부예산 8조 5000억원은 세종시 면적의 17%인 건설지역에만 쓰이도록 되어있기 때문에 편입지역 균형발전과 자족기능확보를 위해서는 투자재원 확보가 절실한 실정이다. 국고보조율 상향조정(지방비 부담액 50%추가 지원)과 세종시 보통교부세 확대지원(총액의 1.5%), 광역지역발전 특별회계 세종시 계정 등의 내용을 담은 특별법 개정안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어떤 모습의 시장이 되고싶냐는 물음에 유 시장은 힘줘 말한다.
“초심을 지키며 시민을 주인으로 섬기겠다. 또한 투명하고 공정한 시정을 펼치고 발로 뛰는 모습을 보이겠다.”

대담=김형중 지방부장(부국장)ㆍ정리=김공배 부장(연기주재)

●유한식 시장은 누구?
▲학력:연서초, 조치원중, 대전고, 충북대 축산학과 졸업, 대전보건대학 물리치료과 2학년 휴학, 홍익대 산업대학교 경영정보학과 재학 중
▲경력:연기군 농촌지도소입문, 농촌진흥청 기술공보담당관실(농촌지도관 승진), 충남농촌기술원 사회지도과장, 연기군 농업기술센터소장, 심대평 국회의원선거대책 본부장, 제35ㆍ36대 연기군수
▲가족:부인 박재옥씨, 1남1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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