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부 이종섭 |
이곳에서 만난 한 시민은 “이른 아침이나 주말을 이용해 산책하다보면 적지 않은 사람들과 마주친다”며 “시민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는 대전 도심에서 만나기 힘든 자연 그대로의 모습 때문 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보다 갑천 상류에 자리한 노루벌에는 지금 산책로로 이용하기 위한 데크로드 설치 공사가 한창이라고 한다.
이곳은 천연기념물인 원앙과 청정지역에서만 산다는 늦반딧불이를 비롯해 다양한 동ㆍ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에 사람의 이용 편의를 위한 인공시설물이 설치되고 있는 것으로, 원앙의 서식처 단절 등 환경 피해가 우려된다는 것이 환경단체의 주장이다.
월평공원과 맞닿아 흐르며 육상과 수상 생태계가 자연스럽게 연계되는 '도심 속 생태섬' 갑천 습지도 머지 않아 이런 위험에 처하게 될 가능성을 배제 할 수 없다.
당장 도안신도시 개발이 완료되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은 더 잦아 질 것이다. 그로 인해 사람의 이용 편의를 위한 요구가 많아지고, 관계 기관은 또 다시 근시안적 행정으로 이곳에 앞다퉈 인공시설물을 설치하려 할 것이다.
그리되면 이곳의 수많은 야생 동ㆍ식물 역시 생태계 단절과 서식처 훼손을 경험하게 될 것이고, 우리는 또 하나의 아름다운 도심 속 자연 환경을 잃게 된다.
'자연은 자연 그대로 일때 가장 아름답다'는 진리는 인간의 욕망 앞에 어김없이 무너지곤 한다. 사람의 이용 편의만을 위한 개발행정은 여태껏 그렇게 수많은 환경을 파괴해 왔다.
우리가 갑천 습지를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곳이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다면 국가 예산으로 체계적이고 조화로운 관리가 가능해 진다.
대전 도심의 마지막 생태 보고가 될 수 있는 이곳에 모두의 관심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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