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기군 남면 장남평야에 서식하는 멸종위기종 2급인 금개구리 모습. |
하지만 행정중심복합도시 예정지에 포함된 이곳에는 인공습지공원이 들어설 예정으로, 멸종위기종인 금개구리는 그 서식처를 잃게 될 위기에 놓여 있다.
지난 22일 한ㆍ일 양서류 교류회 소속의 양국 양서류 전문가 10여 명이 금개구리 집단 서식지 공동조사를 위해 장남평야를 찾았다.
금강과 인접한 이곳은 한때 논농사가 주로 이뤄지며 겨울철새들의 월동지이자, 금개구리와 맹꽁이, 뜸부기, 호사도요 등 여러 종의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의 서식지로 자리잡아 왔다.
현재는 이곳이 행복도시 예정지에 포함돼 모든 농사가 중단됐고,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이 일대에 인공습지공원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연기군의 자연생태계 조사를 통해 이곳에서 금개구리 집단 서식이 확인된 이후 LH세종사업본부와 환경단체는 두 차례의 공동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과 LH는 아직까지 뚜렷한 보존대책을 밝히지 않고 있는 상태. 이날 공동조사단은 이 일대 금개구리의 서식 환경을 면밀히 조사하는데 방점을 뒀다.
지금까지 학계에서는 금개구리가 연못이나 저수지에 주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장남평야를 비롯해 당진 합덕과 충북 오송 등에서 논을 중심으로 집단 서식지가 발견되면서 금개구리 서식 환경에 대한 보다 면밀한 조사와 연구가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금남평야를 찾은 일본의 양서류 전문가들은 논과 밭을 그대로 둔 채 생태습지를 조성한 일본의 '사토야마' 사례를 소개하며 장남평야 일대 금개구리 집단 서식지의 보존 방향에 대한 시사점을 던져 주기도 했다.
대전충남녹색연합 고지현 팀장은 “장남평야의 생태습지공원은 기존의 생태계를 훼손하면서 장남평야의 형질을 변경해야 하는 복토와 인공적인 식생, 웅동이 조성 등 많은 예산을 투입하는 조경방식으로 반환경적인 인공습지공원으로 계획돼 있다”며 “금개구리 뿐 아니라 이곳의 생물종 다양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인공적인 개발 방식보다 기존 논습지 그대로 유지하고 이용하는 방식의 생태습지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종섭 기자 nomad@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