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 천재 대학 못가나

유승원군 중ㆍ고졸 검정고시 합격 취소 위기 고법 “연령 제한은 합당” 1심 판결 뒤집어

최근 10살의 나이로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해 화제를 모은 유승원 군이 중ㆍ고등학교 졸업자격을 취소 당할 위기에 처했다. 유 군이 지난해 대전시교육청을 상대로 낸 '중학교 입학자격검정고시 응시제한 처분 취소' 소송과 관련해 항소심 재판부가 1심 판결을 뒤집고 취소 청구에 대한 기각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대전고등법원 제1행정부(재판장 신귀섭)는 21일 유승원 군이 제기한 '중학교 입학자격검정고시 응시 제한 처분 취소' 소송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유 군의 취소 청구를 받아들인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이날 선고를 통해 “중학교 입학자격검정고시는 초등학교 교육의 원칙에 따라 초등학교 교육과정을 이수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한 보충적인 학력인정제도로 일정한 자격요건을 두는 것은 당연하다”며 “만 6세에서 12세로 규정된 초등교육 연령을 초과하는 12세 이상으로 응시 자격을 부여한 것은 초등교육법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보호자는 취학의무 규정을 이행할 의무가 있고 원고는 초등교육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검정고시로 초등교육을 대처하는 것은 인정되지 않는다”며 “이를 인정할 경우 초등교육이 의무교육이 아닌 선택교육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고 검정고시가 독자적 학력인증제도가 아니기에 응시연령 제한은 합당하다”고 판결 취지를 설명했다.

이날 항소심 재판부의 판결은 원심 판결을 완전히 뒤집은 것으로, 지난해 1심 재판부는 중학교 입학자격검정고시 응시연령제한 규정이 상위법령에서 벗어난 형식상 위법이라는 이유로 원고인 유 군의 청구를 인정했다.

　앞서 유 군은 2007년 만 5세의 나이로 초등학교에 입한한 뒤 4학년 1학기를 마치고 지난해 만 9세의 나이로 중입 검정고시에 응시했지만, 대전시교육청은 응시연령제한을 이유로 유 군의 응시 원서를 반려했었다.

　이후 유 군은 법원에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져 지난해 중학교 및 고등학교 입학자격 검정고시에 잇따라 합격했으며, 지난 5월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해 대학진학의 길을 열었다.

　하지만 이번 판결로 유군은 대학입학 자격을 취소당할 위기에 처하게 된 것. 유 군의 어머니는 판결 이후 “이번 소송은 승원이만의 문제가 아니라 여러 이유로 학업을 중단할 수 밖에 없는 아이들 전체의 문제”라며 “재판 결과에 당혹감을 감출 수 없으며 바로 잡기 위해 대법원에 상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종섭 기자 nom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