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근길 갑천대교 네거리에서 승용차들이 신호를 기다리는 가운데 택시는 단 한대도 찾아볼 수가 없다. 김상구 기자 ttiger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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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하루 택시 운행이 전면 중단됐지만, 운행 중단이 예고됐던 덕분에 큰 혼란은 빚어지지 않다.
다만 일부 다급한 시민들은 택시를 잡지 못해 불편을 겪었으며, 도로는 여느 때에 비해 눈에 띄게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오전 6시 이후 택시 운행이 중단되면서 자가용 차량을 이용하지 않는 시민들은 일찌감치 도시철도와 버스로 발길을 돌리는 등 차분히 상황에 대처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7시께 도시철도 노은역에서 만난 최모(30)씨는 “본래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택시가 다니지 않는다는 얘기를 듣고 오늘은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30분 정도 일찍 나왔다”며 “지하철에도 확실히 평소 보다 사람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버스터미널과 대전역 등지에서는 대전을 찾은 외지인들이 일부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오전 7시 30분께, 평소 같으면 택시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을 유성 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는 단 한대의 택시도, 또 택시를 기다리는 승객들도 눈에 띄지 않았다. 터미널을 빠져 나온 승객들은 택시를 찾을 수 없자 일제히 인근의 구암역으로 발길을 돌렸다.
터미널 앞에서 만난 고모(41·공주시)씨는 “출장을 와서 대전 지리를 잘 모르는 탓에 지하철이나 버스를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며 “송촌동까지 가야하는데 지하철이든 버스든 여러 번을 갈아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옥천에서 왔다는 정모(여·52)씨는 “허리를 다쳐 진료를 받으러 왔는데 몸이 불편하다 보니 대중교통을 이용하기가 어려운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택시가 없으니 불편함이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시험 시간에 늦어 발을 동동 구르는 학생들도 만날 수 있었다. 대학생 이모(22)씨는 “기말고사기간인데 늦게 일어나 택시가 단 한대라도 있기를 바랐다”며 “1교시 시험은 포기해야 할 것 같다”고 울상을 지었다.
한편, 이날 전국적인 택시 운행 중단과 관련해 인터넷 상에서는 누리꾼들이 불만을 표출하며, '오히려 도로도 안 막히고 좋다', '파업이 계속 됐으면 좋겠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강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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