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라 유찰이 반복됐던 옛 산업은행 대전지점(등록문화재 19호)을 다비치안경원이 매입함에 따라 향후 활용방안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전의 대표 근대건축물로 역사적 가치가 높은 산업은행 건물이 20일 8차 공개입찰을 통해 최초 예정가액의 50% 감액된 36억 2645만원에 낙찰됐기 때문이다.
당초 문화연대 등 문화관련 시민단체는 산업은행이 가진 역사적 의미와 공간의 특성을 살려 대전 근대역사관으로 활용을 주장해온 반면 시는 민간매입을 통한 공적 활용ㆍ보존 입장을 밝혀왔다.
안경원 측의 매입으로 산업은행 건물을 근대문화재로 보존하기 위한 그간의 노력과 논란이 종지부를 찍게 됐다. 이에 따라 시와 안경원측은 원형보존과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산업은행 내부에는 다비치안경원을 그대로 두고 안경관련 유물과 안경검사 기구 등 300여 점을 전시하는 안경사 박물관이 마련된다. 시는 공적인 안경사박물관을 운영할 경우, 학예직 1명과 일부 전기료 등 재정적 지원을 할 예정이다.
황태원 다비치안경원 전무이사는 “대전은 우리나라의 중심지에 있기 때문에 허리띠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등록문화재로 원형을 유지하고 앞으로 무엇을 하면 좋을지 시와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여종 대전문화연대 문화재위원은 “사기업인 다비치안경원이 법적 테두리 안에서 소극적으로 보존할지 적극적으로 보존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 이라며 “장소성과 역사성 면에서 활용도가 높은 곳이 우선순위에 밀려 시가 보존하지 못한다는 점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씁쓸해 했다.
박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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