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가 주변 여건 악화로 고통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기불황 지속으로 좀처럼 고객들의 지갑이 열리지 않는데다가 최근 일찍 찾아온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지만 냉방온도 제한까지 겹쳐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대형마트는 의무휴업까지 더해 삼중고를 견뎌야 하는 상황이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의 경우 경기불황에 따른 고객들의 충동구매 자제가 매출 감소의 직격탄으로 이어지고 있다.
고객 대부분은 구매계획을 꼼꼼하게 세워 충동구매를 자제하고, 사은품이나 경품 등을 받는 실속ㆍ알뜰구매로 방향을 잡고 있다.
백화점도 고객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나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녹록지 않은 형편이다.
할인행사나 이벤트를 진행하더라도 고객들이 인터넷 등에서 사전 정보를 파악한 뒤 저렴한 상품에만 눈을 돌리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일찍 찾아온 무더위가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정부의 에너지 절약 시책에 따라 냉방온도 제한으로 고객들의 불만이 속출하는 상황이다. 의류매장의 경우 피팅룸(옷을 입어 보는 곳)에 들어서는 고객마다 짜증이 폭발해 직원들도 곤혹스런 입장이다.
A백화점 의류매장 관계자는 “여성 고객들은 이것저것 따져보고, 입어보고, 꼼꼼하게 구매하는 스타일이어서 옷을 하나 구입하더라도 많게는 10번 이상 피팅룸에 들어가야 하는데 냉방 제한 조치로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며 “이는 구매의욕 감소로 이어져 결국에는 매출 감소의 악순환으로 귀결되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대형마트의 상황은 더욱 난감하다. 백화점 업계가 떠안고 있는 악조건에다가 매월 두 차례 의무휴업을 시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매출액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주말장사를 하지 못해 악전고투하는 실정이다.
대형마트 한 관계자는 “지난해만 하더라도 무더운 여름철에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에서 가족단위로 장을 보거나 쇼핑을 하면서 무더위를 피하는 상황이 연출됐지만 이제는 옛말이 된 것 같다”며 “고객들이 매장 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줄어들다 보니 결국 매출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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