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비즈니스파크 잔여금 행방은?

5년만에 무산… 자본ㆍ이행보증금 837억 중 687억 남아 업체와 이해충돌 청산절차 못들어가… 市 “소송도 불사”

사업이 무산된 천안국제비즈니스파크의 자본금과 이행보증금 837억원 가운데 사용하고 남은 잔여금 687억원을 둘러싼 천안시와 참여건설사의 이견대립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천안시는 사업무산의 귀책이 건설사들에 있는 만큼 소송을 벌여서라도 이를 모두 귀속시키려는 입장이지만 컨소시엄에 참여한 투자사들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으로 법인해산 등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

20일 천안시에 따르면 천안국제비즈니스파크 조성을 위해 개발행위를 제한했던 부대ㆍ업성ㆍ성성동 등 일원 300만8000㎡의 개발행위제한 구역을 지난 3월 9일자로 해제했다.

하지만, 3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천안시를 포함 20개 업체가 참여한 국제비즈니스파크 특수법인 자산관리사인 천안헤르메카개발의 청산절차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천안시와 참여기업들이 천안헤르메카개발 설립 자본금으로 내놓은 500억원과 이행보증금 337억원의 시 귀속을 둘러싸고 이해충돌을 빚으면서 법인해산절차를 밟지 못하고 있다.

시와 컨소시엄 참여기업은 지난 4월 26일 긴급 이사회를 개최해 헤르메카 법인 해산을 놓고 논의를 벌였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헤르메카는 그동안 자본금 500억원 가운데 지난 5년간 인건비와 운영비 등으로 150억원을 사용했지만, 법인 해산이 미뤄지면서 계속 인건비와 운영비 등이 소요되고 있다.

참여 기업들은 법인이 해산절차에 들어가면 주주회사가 사업포기를 선언하는 귀책사유로 인정돼 자본금과 이행보증금이 천안시로 귀속될 것을 우려해 이를 꺼리고 있다.

시는 남은 자본금 350억원과 컨소시엄 업체들이 제출한 이행보증금 337억원등 687억원을 귀속시키기 위한 법률 자문을 마치고 사실상 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다.

국제비즈니스파크는 민관합동개발 방식의 제3섹터로 천안시 부성동 일원 300만8000㎡에 2017년까지 비즈니스호텔을 비롯해 컨벤션센터, 국제금융무역시설, 주거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으로 추진됐지만 5회에 걸친 자본금 증자에 실패해 사업추진이 무산됐다.

천안=맹창호 기자 m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