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야구계에선 지역 사회인 및 엘리트야구 발전을 위해 프로구단의 도움을 바라고 있지만, 한화는 이런 저런 이유를 들며 지원에 인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입장이다.
사회인야구인들의 컨트롤타워인 대전시야구연합회는 한화 측에 줄기차게 연합회 숙원사업 해결을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 대흥동에 있는 연합회 사무실이 비좁아 새롭게 증축된 한밭구장으로의 이전 의사를 타진했지만 무산된 것.
연합회 관계자는 “서울과 인천 야구연합회는 해당 지역 야구장에 연합회 사무실이 있는 것을 보면 부럽다”며 “한화 입장에서도 어려움이 있겠지만 사회인 야구인으로서 아쉬운 마음”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대전시야구협회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얼마 전 야구협회 임원 등이 한화 구단 사무실을 직접 방문해 엘리트 야구 주말리그 대회 구장 사용을 요구 했지만 거절당한 것이다.
야구협회 관계자는 “수년 전 지역 연고 우선지명제가 유지됐을 때와 달리 최근 들어서는 지역 야구계 지원에 인색한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지역 중ㆍ고교 야구 용품 지원에도 인색하다는 목소리도 감지되고 있다.
실제 본보 확인 결과 지역 A고 야구부는 연간 한화로부터 배트 15자루와 볼 5~6박스(1박스 100개)를 지원받고 있다. B중 야구부가 받는 용품도 1년에 배트 5~7자루와 볼 2~3박스가 전부다.
모 야구부 감독은 “(훈련량과 선수 숫자에 비해) 이글스의 지원용품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현재 한화는 대전 충남ㆍ북 지역 23개교 야구부에 1억2000만원 상당의 야구용품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기업구단인 것을 감안하면 이같은 지원 규모는 생색내기 수준이 아니냐는 것이 지역 체육계의 시각이다. 시민구단인 프로축구 대전시티즌과 비교해 보면 이를 짐작할 수 있다.
시티즌에 따르면 지역 축구 꿈나무들을 위해 연간 3억 5000여만원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한다. 100여 명에 달하는 초ㆍ중ㆍ고 선수들의유니폼, 전지훈련, 연습경기 비용 등을 모두 시티즌이 부담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화 고위 관계자는 “야구장 사용의 경우 그동안 공사를 했고, 그랜드 오픈 등의 행사가 있어 거절한 것”이라며 “앞으로 1군이나 2군 시합이 없는 날을 요청하면 대화를 (통해 사용 여부를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중고등학교 용품 지원 문제도 예산의 한계가 있어 모두 만족할만큼 지원하는 것은 어렵지 않겠느냐”며 “지역에서 야구부가 창단되면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 등에 대해 생각하는 등 지역 야구계를 위한 지원도 고민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최두선ㆍ강제일 기자 cds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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