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충원율과 대학 평가의 핵심인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비인기학과를 없애려 하지만, 해당 학과 교수와 학생들의 반발이 만만치않은 분위기다.
19일 지역대학 등에 따르면, 수시모집을 앞두고 신입생 모집에 유리한 학과 리모델링을 진행하고 있다. 충원율과 재학률, 취업률을 위한 구조조정 작업으로 빠르면 이달 말쯤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남대는 충원율과 취업률이 낮은 학과에 '학과 혁신방안 계획서' 제출을 요청했다. 계획서를 심사한 후 폐과 등 구체적인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현재, 유력하게 거론되는 A 학과를 비롯해 통ㆍ폐합 대상 학과가 두자릿수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모 학과 교수는 “충원율은 다소 높지 않았지만, 취업률은 작년보다 16%나 늘었다. 신설학과라 대상이 아니지만, 구조조정 분위기가 워낙 강해서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남대 관계자는 “실태 파악을 통한 학과 리모델링 차원이지, 폐과까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목원대는 최근 있었던 내부 논의에서 2개 학과를 학부제로 전환하자는 의견을 개진했다. 교과부 컨설팅 결과, 폐과 문제가 언급된 적이 없었지만 충원율과 대학평가의 주요 기준인 취업률 등을 감안해 자체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는 게 대학 측의 설명이다.
목원대 관계자는 “9월 수시를 앞두고, 입시요강이 나와야 한다. 인쇄물 등 실무작업 기간을 감안해 이달까지는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대도 교과부 컨설팅 결과, 폐과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2개 과 정도를 통폐합 대상으로 언급하고 있다. 현재까지 결정된 건 없지만, 경호무도학과와 사회체육학과, 철학과 등 일부 학과의 변화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게 대학 측의 설명이다.
건양대 관계자는 “우리도 학과 통폐합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내부 논의를 시작했다. 하지만, 대상 학과와 통폐합 규모 등 구체적으로 논의된 건 없다”고 말했다.
배재대와 중부대는 당장은 학과 통폐합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배재대는 현재 20명의 정원인 간호학과 정원을 30명으로 늘려 50명을 모집하려 한다. 교과부에 30명 증원 요청을 한 상태로, 빨라도 10월쯤 가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다만, 보건의료계열의 경우 증원요청을 하면 요청 인원의 1.5배를 감원해야 한다. 다시 말해 30명을 늘리려면, 다른 학과에서 45명을 줄여야 한다. 수시 1차 모집 정원을 5개 학과에서 45명을 줄여 시행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배재대 관계자는 “우리는 구조조정 원칙이 있다. 경쟁률, 충원율, 재학률, 취업률 등 학과 평가 항목에 따라 학과 정원을 줄인다. 모집 정원이 25명 이하로 떨어지면 폐과한다”고 말했다.
중부대는 교과부 컨설팅 결과, 건축공학과-건축디자인, 물류유통과-경영학과, 산업디자인-인테리어학과 등의 통합 필요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구체적인 논의는 미룬 상태다.
중부대 관계자는 “연말 고양캠퍼스로 옮기는 학과를 확정할 때, 함께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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