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해양부가 추진하는 군산항 준설토투기장(해상도시) 활용방안 구축용역을 놓고 서천군과 지역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국토부가 관련 용역을 중단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본보18일자 2면 보도>
국토부 관계자는 19일,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군산 내항 준설토투기장 활용을 위한 용역은 국토부가 마련한 항만기본계획에 친수시설로 반영돼 이미 법적 근거가 부여된 상태”라며 “용역 결과에 따라 어떤 형태로든 사업은 추진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내년 4월까지 진행되는 용역 결과를 토대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한 뒤 사업주체를 지자체로 할지 아니면 민간으로 정할지, 정부에서 직접 추진할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공공성 확보를 위해서는 정부가 직접 나서 사업을 진행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 5월, 용역 발주 당시 서천지역의 반대여론을 제대로 파악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특정 지자체의 생각만으로는 사업을 추진할 수 없는 만큼 서천주민들의 의견이 수렴될 수 있도록 기초자료 수집 단계부터 반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국토부의 이같은 입장은 서천군의 반대에도 불구, 준설토투기장을 활용해 도시개발을 꾀한다는 기본원칙을 기정사실화 한 것으로 향후 적지 않은 논란을 불러올 전망이다.
특히 금강 해수유통 문제, 군산복합화력발전소 건설, 군산 신항 보호를 위한 북측도류제 등으로 이미 갈등을 빚고 있는 서천군과 군산시를 중앙정부가 나서 또다시 자극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국토부의 입장이 알려지자 서천군과 서천군의회, 장항발전협의회, 서천군개발협의회 등 지역 단체들은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 단체는 '군산해상도시건설저지비상대책위원회' 구성에 나서는 한편 반대성명서 발표, 국토부 항의 방문 등 용역 중단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에 나서기로 결의한 상태다.
박노찬 서천군의회 의원은 “준설토투기장에 해상도시가 건설되면 이미 파괴된 금강하구의 생태계는 복원이 불가능한 죽음의 늪으로 전락할 것”이라며 “금강하구둑과 군산화력발전소, 북측도류제 등으로 이미 많은 피해를 감수하고 있는 서천 입장에서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만큼 보다 현실적인 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부는 논란을 빚고 있는 준설토투기장 용역 추진과 관련, 양 지자체의 의견수렴을 위해 이달중으로 서천군과 군산시가 모두 참여하는 정책간담회를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천=나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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