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역기능 없는 학업성취도 평가를

  • 오피니언
  • 사설

[사설]역기능 없는 학업성취도 평가를

  • 승인 2012-06-18 19:09
  • 신문게재 2012-06-19 21면
오는 26일 치러지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는 학생들이 국가교육과정의 교육목표에 얼마나 도달했는지를 측정하기 위한 시험이다. 학생과 학교별 학업성취도를 비교할 수 있는 자료가 확보돼야 적절한 교수법도 개발할 수 있고, 지역 간 학력 격차도 해소할 수 있기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교육당국의 주장이다. 당국의 이 같은 당위성이 설득력을 갖기 위해선 정상적인 방법의 평가가 전제돼야 함은 물론이다.

그러나 학업성취도 평가를 앞두고 학교마다 경쟁이 과열되면서 온갖 파행이 빚어지고 있으니 문제다. 전교조대전지부가 내놓은 교과과정 파행 사례는 놀라움을 넘어 충격적이다. 시험 당일 공부 잘하는 학생과 못하는 아이를 짝을 짓는 방식으로 자리를 재배치한다는 것이다. 부정행위를 사실상 방조하거나 묵인하는 행위라는 게 전교조의 주장이다.

또한 운동부나 기초미달이 예상되는 아이들에겐 찍는 방법까지 가르친다고 한다. 이런 비교육적인 일이 정말로 우리 교육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다면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치러진 평가라면 과연 정상적인 학업성취도로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보충수업과 자율학습 강요, 예체능 대신에 국영수 수업, 정규수업시간에 문제풀이 등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평가를 앞두고 항상 지적돼왔지만 고쳐질 기미는 없다. 성적에 따라 학교를 줄 세우고, 학교성과급 지급과 교장ㆍ교감 직무평가에도 반영된다. 이러다 보니 부작용은 외면한 채 학교마다 과열경쟁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우리 교육에서 전인교육이라는 본령을 기대하기 힘들어진 지 오래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 학교 줄 세우기를 위해 어린 아이들에게 쉬는 시간에 문제풀이를 시키고 예능ㆍ체육 시간에 영어나 수학문제 풀이를 시키는 것은 용인하기 힘들다. 국가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학교 폭력'의 해결책으로 과도한 학업 스트레스를 덜고 인성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하더니 고작 성적 올리기 경쟁인가.

현 정부 교육정책의 양대 축이 자율과 경쟁이다. 자율은 어디 가고 경쟁만 남았는지 개탄스럽다. 학업성취도 평가를 도입 취지에 맞게 활용하려면 모든 파행적인 행태를 못하도록 엄히 막고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 성적지상주의나 부추기는 도구로 전락할 바에야 없애는 게 낫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3.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4. 구본길에 박상원까지! 파리 펜싱 영웅들 다모였다! 대전서 열린 전국 펜싱대회
  5. 대전시, 여의도에 배수진... 국비확보 총력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