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단전조치… 성실납부 세입자 분노

천안 랜드마크타워 30여시간 큰 불편… 미사용분까지 추가징수 '억울'

한국전력공사가 전기료 연체를 이유로 여름철 200여 세대가 입주한 19층의 고층 주상복합건물의 전기를 30여 시간이나 끊어버려 세입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더욱이 오피스텔 입주민들은 그동안 전기료를 성실히 내고도 단전피해를 입어 한전이 주상복합 상가의 체납전기를 받도록 세입자 불편을 볼모로 삼는다는 비난마저 일고 있다.

17일 한전과 천안시 신부동 주상복합 랜드마크타워 입주자들에 따르면 전기료 체납에 따라 지난 14일 오후 4시께부터 15일 오후 10시 30분까지 30여 시간 전기공급이 중단됐다.

전기가 끊어지자 랜드마크타워는 복도와 세대별 비상등을 운영했지만, 한여름 무더위 속에 냉방기는 물론 엘리베이터조차 제대로 가동되지 않아 세입자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랜드마크타워는 지하 1층에서 지상 6층, 지상 18층 등은 상가로, 나머지 지상 7층에서 17층은 오피스텔 234실이 운영되면서 지난 1월부터 5개월간 1억여 원의 전기료가 밀려 있다.

한전 측은 랜드마크타워 상가 대부분이 공실로 계약전력에 따른 요금 2000여만 원을 제때 내지 않는다며 건물 전체에 단전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오피스텔 234실 가운데 세입자가 거주하는 220세대 대부분은 그동안 전기료를 매달 꼬박꼬박 내왔다. 관리단도 세입자가 낸 전기료를 매달 700만~1000만원씩 한전에 납부했다.

지난 달 23일에도 한전이 단전에 나서자 관리단은 직원 급여까지 포함해 3100만원을 냈지만 한전 측은 추가납부를 요구하며 전격 단전에 나섰다.

오피스텔 관리단 관계자는 “한전은 상가에서 밀린 요금을 받기 위해 오피스텔 세입자에게 사용하지도 않은 전기요금을 강요하는 셈”이라며 “아무리 독점사업이지만 이는 횡포”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한전 관계자는 “오피스텔 세입자들은 전기료를 내온 선의의 피해자지만 건물전체 전기요금이 하나로 묶여 어쩔 수 없다”며 “체납액 중 2000만원을 납부하고 추가 3600만원을 납부키로해 일단 공급을 재개하지만 체납이 이어지면 다시 단전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천안=맹창호 기자 m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