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매 채취에 훼손된 가로수들. |
무분별하게 열매를 채취해 가는 시민들 때문이다. 최근에는 5~6월 사이 열매를 맺는 벚나무가 타깃이 되고 있다.
지난 16일 유성구 봉명동 갑천변 산책로(대덕대교~만년교 2.8㎞ 구간)에 조성된 벚나무 가로수 길에서는 꺾여진 채 여기저기 버려진 앙상한 가지들이 목격됐다. 벚나무 열매인 버찌를 따간 흔적이다.
벚나무는 5월 말에서 6월 중순께 열매를 맺으며, 이 시기 집중적인 채취가 이뤄진다.
때문에 해마다 이 시기를 즈음해 수백 그루의 벚나무가 식재된 이 일대에 열매를 따려는 시민들이 몰려들고 있다.
주로 인적이 드문 새벽이나 늦은 저녁 시간대에 열매 채취가 이뤄지지만, 낮 시간에도 대놓고 열매를 따는 사람들이 목격된다. 이 과정에서 떨어진 열매 뿐 아니라 나무에 매달린 열매를 털어내기 위해 가로수를 걷어 차거나 가지를 꺾는 일이 다반사로 벌어지고 있다.
인근 주민 김모(42)씨는 “저녁 시간에는 아예 큰 바구니를 들고와 버찌를 다량으로 따가는 사람들도 있다”며 “따다가 술도 담그고 한다고 들었는데, 나무가 훼손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현행 법상 가로수의 열매를 채취하는 행위 자체가 단속이나 처벌대상은 아니지만, 이 과정에서 나무를 훼손할 경우에는 처벌이 가능하다.
'산림자원조성및관리에관한법률'은 가로수를 훼손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이는 경범죄처벌법상 환경훼손에 적용돼 범칙금 부과 대상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장에서 적발이 이뤄지지 않으면 실질적인 처벌이 어렵기 때문에 단속이 이뤄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전시 관계자는 “열매를 따는 것만으로는 처벌하거나 범칙금을 부과할 수 없지만, 나무를 훼손하는 경우에는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면서도 “종종 신고가 들어오지만 현장에서의 사실관계 확인이 어려워 처벌이 이뤄지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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