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경학 대화중공업 대표는 대전충남 1호로 면허가 등록된 은성건설의 창업자다. |
18일 '건설의 날'을 맞아 청원군 현도면 시동리 대화중공업에서 만난 대전ㆍ충남 전문건설업 1호 면허 등록 창업자인 육경학(70ㆍ사진) 대표는 건설시장의 현 상황을 이 같이 짧막하게 설명했다.
1976년 육 대표는 대전에서 도로교통설비업체인 은성산업(주)을 창업했다. 업체 특성상 표지판 설비 때문에 금속업 면허를 등록해야만 했지만 그 당시 관련 업체가 없어 지역에서 1호로 등록된 면허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이젠 은성산업을 장남에게 물려주고 대규모 공단 산업에 철강제품을 공급하는 철강구조물업체인 대화중공업을 지난 1995년 설립해 현재 운영중이다. 36년간 전문건설업의 외길을 걸어온 육 대표는 80년 후반 이후 7개 이상의 전문건설업 법인을 소유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당시에도 전문건설업을 이끌었던 육 대표에게는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육 대표는 “과거에도 전문건설업체는 일반건설업체로부터 하도급 공사를 수주하기 위해 애를 썼다”며 “그런데 지금 역시 하도급 때문에 업체들은 죽을 맛”이라고 말했다.
대형건설사들의 공사를 받기 위해 전문건설업체들은 적자를 보더라도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사업을 해야 하는 악순환이 현재 극에 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전문건설업체의 98%가 적자 운영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 회사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적은 기성액이지만, 어쩔 수 없이 받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적자 운영이 누적돼 감당할 수 없을 정도가 되면 문을 닫아야만 하는데 그 정도까지 간다면 다시 일어서기는 쉽지가 않다”고 말했다.
육 대표는 또 “세종시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지만 지역업체가 참여할 수 있는 폭이 좁은 것이 사실”이라며 “1군 기업들의 협력사에 밀려 지역 개발이 업체들에게는 '그림의 떡'이 됐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미래가 불안한 전문건설시장에도 창업이 끊이지 않는 업계 분위기에 대해서 육 대표는 업계 전체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데 창업을 하더라도 경영이 쉽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육 대표는 “전문건설업체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미 미래를 이끌어 나갈 새로운 산업에 눈을 돌린 지 오래”라며 “정부의 SOC 사업도 급격하게 줄어든 시장 상황에서 전문건설업에 대한 획기적인 제도변화 없이 지금과 같은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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