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만 유리한 요금정책 화 불러

계약전력의 30% 기본요금 부과 매달 2000만원 달해 전기 안쓰고도 요금부담 고스란히 “계약조건 변경해야”

● 세입자 요금내고도 체납, 왜?

매달 전기요금을 내고도 체납자로 몰려 한여름 30여 시간 단전피해를 입는 천안시 신부동 주상복합 랜드마크타워사태는 한전에만 유리한 전기요금정책이 원인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는 월 100㎾이상 고압전기가 공급되는 대형건물에는 계약전력에 따른 기본요금으로 상가나 오피스텔 어느 한 쪽이 운영난에 빠지면 선의의 피해자가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랜드마크타워는 한전과 월 4500㎾의 전기공급을 계약했다. 이 가운데 2000㎾는 상가에서, 1500㎾는 오피스텔이, 나머지 1000㎾는 건물 공용으로 사용하도록 했다.

문제는 이 같은 계약전력은 1㎾ 전기를 사용하지 않았어도 최저 30% 요금을 기본요금으로 내도록 하고 있다는 점이다. 건물 절반이 비어 있는 랜드마크타워는 전기 사용량에 관계없이 4500㎾의 30%인 1350㎾요금을 기본요금으로 내왔고 매달 2000여만 원에 달한다.

하지만, 랜드마크타워의 전기사용량은 2010년 모 백화점의 입주 당시에도 최대사용량이 400㎾를 넘지 않았다. 최근 사용량은 한 달 250~300㎾에 불과했다. 따라서 사용되지도 않은 1000㎾의 전기료는 기본요금이란 명목으로 오피스텔 세입자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돼 단전사태를 불러왔다.

이 같은 사정을 제대로 모른 오피스텔 220여 세입자는 전기료를 모두 내고도 체납자로 몰려 여름철 단전이란 억울한 피해를 봤다.

특히 한전 측은 랜드마크타워의 계약전력이 지나치게 높아 선의의 피해가 예상됐지만 이를 모른 체 하고 사용하지도 않은 전기료만 챙겨왔다는 의혹이 제기돼 도덕성 논란을 빚고 있다.

지나치게 높은 계약전력을 낮추려 해도 한전 측이 선 체납요금 해결을 요구해 지나친 행정편의라는 지적이다.

랜드마크타워 관계자는 “사용유무와 관계없이 계약전력 30% 기본요금은 소비자의 편의보다 한전에만 유리한 요금정책”이라며 “체납액을 모두 납부해야 계약조건을 변경해주는 것도 어이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한전 관계자는 “랜드마크에 계약전력을 낮추도록 권유했지만 변압기 교체 등 수용가부담 수전설비 비용으로 어쩌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안=맹창호 기자